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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이틀 일 아닌데…처벌·제재 왜 어렵나 [도넘은 유튜버]
해외사업자 구글LLC, 미국 법 따르고 있어
명예훼손·허위사실유포엔 수사협조 어려워
“‘주목경제’로 돈버는 유튜버…방심위 협업 강화해야”
지난달 23일 고양이를 학대하는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 현재 해당 채널은 삭제 조치된 상태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유튜버들의 도를 넘는 행동과 불법 행위는 매번 논란이 되지만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해외 사업자인 유튜브 운영사 구글LLC가 미국의 법을 따르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더해 유튜브는 방송사와 달리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부가 통신 사업자로 분류돼 방송법 규제로부터 비켜나 있어 콘텐츠 규제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경수 법률사무소 빛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수정헌법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단순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 사업자인 구글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으로 우리나라 경찰이 수사 협조를 요청하면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네이버 등에는 익명으로 콘텐츠를 올려도 신원 특정이 쉽지만 유튜브는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유튜브에서 고양이 학대 콘텐츠를 올린다는 신고를 받고 해당 유튜버를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 관계자도 “미국에서 가중범죄 처벌이 되는 사안이냐 아니냐에 따라 구글의 협조 여부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 성범죄 등과 같이 미국에서 엄하게 처벌하는 사안이면 유튜브의 수사 협조가 비교적 잘 이뤄지는 편이지만 허위사실유포죄·명예훼손죄는 상대적으로 협조가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경찰청 국제협력과를 통해 해외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에 수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고 해당 유튜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자택을 촬영하고 난동을 부려 인근 경기 안산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 유튜버들도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두순의 출소 당시 난동을 부린 유튜버 5명을 입건하고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이들 외에도 수많은 조두순 집 근처에서 고함을 지르는 등 주민들의 주거권을 침해한 유튜버에 대해서는 처벌 방법이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관계자는 “유튜버들이 조두순의 자택 앞에서 욕을 하고 난동을 부려도 당사자 조두순의 신고가 없으면 처벌할 방법이 없다”며 “조두순 본인이 모욕죄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야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각종 미디어를 올바르고 자유롭게 활용하는 능력) 교육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해외 플랫폼 사업자 간 협업 강화 방안을 해결책으로 꼽았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돈이 되기 때문에 유튜버들이 도를 넘는 콘텐츠를 생산한다”며 “‘주목경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방송법을 적용받지 않는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이 국내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방심위가 유튜브와 적극적으로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구글이 마냥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2019년 7~9월 국내에서 삭제된 유튜브 동영상은 22만2598건이었던 반면 2020년 같은 기간에는 44만7734건으로 증가했다. 국가별 삭제 건수도 한국이 2019년 8위에서 2020년 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그만큼 국내에서 유해 콘텐츠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 교수는 “구글이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있는 콘텐츠에 ‘노란딱지’라고 불리는 수익 창출 제한, 삭제 조치를 하고 있지만 라이브 방송의 슈퍼챗, 계좌 노출 등을 이용한 수익 창출은 막을 방법이 없다”며 “결국에는 이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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