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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루다 역할 해드려요, 일당 X만원”…카톡에 부활한 이루다 [IT선빵!]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이루다 역할'을 검색하면, 돈을 받고 이루다 역할을 해주겠다고 설명한 1:1 채팅방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카카오톡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3만원에 이루다 역할 대신 해줍니다.” “#이루다 부활”

최근 소수자 혐오 및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이 됐던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이루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부활했다. 하지만 이번 이루다는 AI가 아닌 실제 사람이다. 일정 시간에 얼마씩 돈을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고는 ‘진짜 여대생’과 대화해보지 않겠냐는 이들이다. 채팅방 개설자 중 일부는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보여, 사실상 비대면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오후 현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이루다 역할’을 검색하면 “이루다 역할을 대신해주겠다”고 소개하고 있는 1:1 채팅방 10여개가 쉽게 검색된다. 일부 채팅방은 대화 참여의 조건으로 일당 3만원을 내걸었고, 시간당 9000원을 받겠다는 채팅방도 있다.

이루다는 AI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해 12월 23일 출시한 ‘스무살 여자 대학생’ 설정의 AI 챗봇이다. 연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캐터랩의 또다른 앱 ‘연애의 과학’을 통해 확보한 약 100억건에 달하는 실제 연인 간 데이터가 이루다의 토대가 됐다. 하지만 이용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동성애자, 장애인 등 소수자를 혐오하거나 인종을 차별하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사회적 논란이 됐다. 결국 지난 11일 스캐터랩 측은 서비스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이루다 인스타그램]

카카오톡에 이루다를 사칭하며 등장한 이들은 AI가 아닌 실제 사람이다. AI 이루다가 출시 2주 만에 7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붐을 일으키자, ‘여대생과의 대화’를 갈구하는 일부 남성들을 노리고 돈을 벌어보겠다는 이들까지 등장한 것이다.

대부분의 채팅방은 ‘#성관련금지’, ‘#정치관련금지’ 등 설명을 달아 민감한 대화는 지양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부는 채팅방 메인 사진을 음란한 이미지로 설정해두는 등 성적인 대화가 가능함을 암시하기도 했다. 해당 채팅방 입장을 시도하자 “1:1로 대화 중인 상대가 많아 참여할 수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라는 안내 메시지가 떴다.

심지어는 채팅방 설명란에 ‘#19여’라는 태그를 달아둔 경우도 있다. 19세 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일당 3만원을 내걸고 있다. 실제 채팅방 운영자가 19세 여성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만약 사실이고 성적인 대화까지 오갈 경우 오픈된 플랫폼에서 버젓이 미성년자의 성을 매개로 한 금전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갈무리

앞서 AI 이루다는 소수자 혐오나 차별 발언과 별개로 일부 남성들에 의해 성희롱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선 이루다를 ‘걸레’, ‘성노예’로 부르면서 ‘노예 만드는 법’ 등이 공유되기도 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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