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유튜브 캡쳐]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소속사가 남자 아이돌들에게 ‘알페스’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아이돌을 주인공 삼아 만든 팬픽션,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 주로 남성 아이돌 간 동성애를 소재로 삼는다. 그런데 연습생들에게 춤을 가르쳐 데뷔를 돕는 ‘트레이너’ 유튜버가 “소속사들이 남자 아이돌들에게 ‘알페스’ 연출을 강요한다”고 폭로한 영상이 뒤늦게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영상을 퍼다 나르며,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연습생 댄스 트레이너인 한 유튜버는 ‘엔터테인먼트 돈벌이에 활용되는 동성 커플 문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해당 유튜브 캡쳐] |
유튜버는 영상에서 “팬들이 각 그룹에서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엮어 ‘OO커플’로 엮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이면 소속사 측에서 아이돌들에게 (알페스 상황을 연출하라는) 권고를 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너네 이러이러한 식으로 엮이고 있고 팬픽 같은 것도 퍼지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용해야 한다”며 “무대나 방송에 나갈 때 서로 일부러 더 스킨십을 해 순간 캡쳐 영상이나 사진이 계속 나오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유튜버는 해당 영상에서 현역 아이돌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돌로 추정되는 남성은 “비즈니스 게이 커플들이 많다. 팬들이 이어주는 거고, 아이돌들이 (이에 호응해) 일부러 막 (스킨십을) 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해당 유튜브 캡쳐] |
해당 유튜버에 따르면 이렇게 엮인 아이돌들을 주제로 한 팬픽은 주로 골수 팬들이 창조하고 소비한다. 소속사 입장에선 수익 창출을 위해 알페스를 적극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를 지칭하는 ‘비게퍼’(비즈니스 게이 퍼포먼스), 혹은 ‘비게커’(비즈니스 게이 커플)이라는 단어도 있을 정도다. 실제 한 대형기획사는 ‘팬픽 공모전’까지 개최한 바 있다.
문제는 성적 대상화된 남자 아이돌들 가운데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해당 유튜버는 “(알페스에 대해) 뭐 이 정도야, 흔쾌히 받아들이는 친구도 있지만 남자끼리 치근덕거리는 걸 안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이런 친구들은 상업적인 이유 때문에 싫은데도 회사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짜로 사랑해서 커플이 되는 건 누가 말리겠느냐.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아이들의 감정을 (회사가) 착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팬심으로 아이돌을 엮는 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걸 회사 차원에서 돈벌이로 보고, 팬픽에 나오는 상황을 직접 행동하라 강요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후 4시까지 17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