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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막아도 안된다?”
도박·음란물 불법 사이트를 차단 해도 소용이 없다. ‘https 우회 접속앱’ 를 통해 불법사이트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차단이 무용지물이다.
음란물 등 불법 사이트 접근에 주로 사용되는 ‘https 우회 접속앱’ 이용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한 대표 앱은 정부의 불법사이트 차단 시점 대비 사용자가 무려 70배 넘게 늘었다. 우회 접속앱 사용이 크게 늘면서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나온다.
14일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https 우회 접속앱을 설치한 휴대폰 대수는 179만 3626대(안드로이드+iOS, 지난해 12월 기준)로 집계됐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정부가 https를 차단한 직후인 2019년 2월 대비 70배가량 폭증했다.(안드로이드 기준).
구글의 자회사가 내놓은 또 다른 우회앱은 지난달 기준 총 88만 3731대가 설치됐다. 두 앱의 다운로드 합은 268만 2357대에 달한다. 이 밖의 https 우회 앱들도 이용자 감소세 없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https 우회 접속앱 월간활성화이용자 현황(2019년 2월~2020년 12월/안드로이드 기준)[모바일인덱스 캡처] |
우회앱의 인기는 2019년 2월 정부가 불법도박·음란물·저작물 등 유해 사이트 접속을 막기 위해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 차단 방식’을 도입한 후 이어지고 있다.
SNI 필드 차단 방식은 일반적인 ‘http’가 아닌 ‘https’ 방식으로 웹사이트를 수정하고 운영해온 해외 불법 사이트 접근을 막는 기술이다. 그동안 지속해서 정부가 불법 유해사이트를 차단해왔지만 해외 불법 서버 운영자들이 https를 통한 보안 접속방식을 이용하자 무용지물이 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https 우회앱 뿐만 아니라 가상사설망(VPN)을 통한 접속 방법도 가능하다. 해외 서버를 공유하는 VPN 방식의 특성상 국내에서 이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회앱 이용에 따른 정부의 법적 처벌마저 쉽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현행법 상 우회앱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기에 우회앱을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회 앱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개인정보 노출 우려도 나온다. 대개 무료로 제공되는 우회 앱들의 경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거래한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거래되는 의심 정황들도 보이는 상황”이라며 “불안한 이용자들은 유료 앱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