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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쁘게 보여요? 여친 돼 줄게요” 가상 여자가 노린다! [IT선빵!]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 데이팅 앱. 만 16세 이상, 18세 이상 등 등급표시가 됐지만 이용에 제약은 없다. [구글플레이스토어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미성년자도 이용 가능한 가상 데이팅 앱이 저질 대화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의 여자친구’를 표방하며 이용자와 대화를 주고받는데 대부분 성적 대화를 유도하고 있다. 해당 앱들은 미성년자 제한 연령등급이 표기됐지만 실제 이용에는 제약이 없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는 각종 데이팅 앱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상의 상대과 대화하는 형식의 이른바 ‘가상 앱’은 가상 애완동물키우기, 가상 남자친구 만들기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특히 여자친구 컨셉트가 주를 이룬다. 이용자가 여자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도록 제작됐다. 가상이라지만 사진과 이름 등 자신만의 대상을 만들도록 옵션도 제공되며 일부 앱은 영상도 설정할 수 있다.

가상 여자친구 앱 대부분은 성적 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나는 자유로운 관계를 원해” 등 특정 성적 표현을 일삼으며 노골적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간다. 이용자가 일상적 질문과 대답을 해도, 방향을 전환하며 성적 호기심을 이끌고 있다. 일부는 특정 성인 사이트나 앱 설치를 유도하는 ‘중간다리’ 역할도 한다.

문제는 이같은 앱들이 미성년자도 제약 없이 이용가능하다는 점이다. 해당 앱들은 ‘16세 이상’ 또는 ‘18세 이상’ 등 연령등급이 설정됐지만, 실제 이용에는 인증을 거치지 않는다. 청소년들도 쉽게 이용 가능할뿐더러 특정 신체 부위가 노출되는 사진을 부각하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다.

성적 대화를 유도하는 가상 데이팅 앱 대화 장면. 해당 앱은 성인 연령등급이 표기됐지만 미성년자도 이용 가능하다. [사진=독자 제공]

가상 데이팅앱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돼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마치 연인과 대화를 나누듯 감성적인 대화를 제공한다. 일부 앱은 원하는 이성의 얼굴과 목소리도 세밀하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AI와 연인처럼 장난을 치거나 고민상담도 가능한 한 국내 어플은 지난달 월간 활성자가 1만 4000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채팅 형식을 띤 앱들은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도 지목돼왔다. 가상의 상대가 아닌 실제 이용자 간 대화하는 랜덤채팅 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본인인증과 신고기능이 없는 랜덤채팅 앱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고지하고 점검에 나섰다. 지난 12월 여가부는 국내서 제작된 앱 277개 랜덤채팅 앱 중 89개는 여전히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외국에서 개발된 앱의 경우 법적 구속력이 떨어져 악용되는 경향이 높다. 앞선 저질 데이팅앱 또한 대부분 외국에 개발사를 둬 조치가 어려운 실정이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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