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30일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한 장면. [KBS2 방송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정말 국민들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KBS가 월 수신료를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상정한 가운데, 지난해 KBS를 향한 가수 나훈아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30일 KBS 2TV는 나훈아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방송했다. 70대 나이에도 나훈아는 전혀 녹슬지 않은 가창력과 쇼맨십, 패션, 무대연출 등으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15년 만의 안방극장 출연이었다. 나훈아 비대면 콘서트는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 29.0%를 기록했다.
특히 그의 발언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KBS를 향해 나훈아는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KBS가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BS 수신료 인상안 추진을 두고 이 장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면 좋겠다는 가수 나훈아 씨 발언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며 “매월 2500원씩 전기요금 청구서에 넣어 강제로 징수하는 지금도 국민들은 왜 수신료를 꼬박꼬박 가져가는지 불만이 많다”며 “더군다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지금 수신료를 인상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KBS 이사회[KBS 제공] |
KBS도 공영방송으로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훈아를 언급했다. KBS는 올해 12대 과제 57개 사업을 제시하며 ▷24시간 지역거점형 재난방송 ▷보도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공정성 강화 프로젝트 ▷대하사극 부활 ▷디지털 콘텐츠 확대 등과 함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같은 대기획 편성도 주요 사업으로 내세웠다.
지난 27일 KBS이사회는 정기 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양승동 사장 등 KBS 경영진은 40년째 금액이 동결된 상황에서 전체 재원의 46%를 충당하는 수신료 수입으로는 KBS에 요구되는 공적 책무를 다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KBS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중기수지전망에서 공사의 누적 적자 예상액은 3679억원이다. KBS가 새로 하려는 공적 책무 확대 계획에 필요한 재원은 1185억원으로, 적자를 해소하고 공익사업을 추가하려면 연평균 4365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하게 되면 수신료 수입이 6705억원(2019년 기준)에서 1조411억원으로 늘어 KBS 전체 예산의 53.4%를 차지하게 된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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