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도 밀키트도 역시 ‘한식’이 대세
SNS 레시피부터 식당 메뉴까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사람들이 밀키트를 고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재료 구입도, 손질도 필요 없다. 필요한 건 오직 조리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내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밀키트가 인기였다. 간단한 조리만으로 근사한 한 끼를 만들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밀키트를 찾은 것이다. 인기에 힘입어 밀키트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메뉴도 다양해졌다. 특히 ‘한식’ 밀키트의 성장이 돋보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밀키트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올해는 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
밀키트 전문 기업 프레시지는 지난해 자체 생산한 밀키트 제품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1% 늘었다고 8일 밝혔다. 매출도 크게 늘어, 지난해 1500억원 이상(결산 공시 전)을 기록했다. 2019년 712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프레시지는 소비자의 밀키트 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도 예년과 같이 2배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레시지뿐 아니라 전체 밀키트 시장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밀키트 시장 규모를 2000억원 정도로 분석했으며, 비대면 소비가 증가함에 올해는 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레시지가 분석한 밀키트 트렌드. 한식 밀키트 성장이 돋보인다. [프레시지 제공] |
여러 제품 가운데 한식의 성장이 돋보인다. 그동안 밀키트는 집에서 먹기 어려운 스테이크나 밀푀유나베 등 특수식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집콕 장기화와 집밥 수요의 증가로 국이나 탕, 찌개 등 일상식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 프레시지는 지난해 국·탕·찌개 제품군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96% 증가했다고 밝혔다. 세계음식의 25% 수준이었던 한식 비중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늘었다. 또 프레시지 일상식 대표 제품인 ‘우삼겹 순두부찌개’ 판매량은 같은 기간 68% 뛰었다.
지난해 밀키트 기존 고객층인 30~40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밀키트를 경험하면서 한식 밀키트를 찾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메뉴도 다양해지고, 맛과 품질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한 차세대 밀키트 등 한 단계 진화한 한식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밀키트 코너. [연합] |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트렌트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화제의 레시피는 물론, 외식의 맛을 재현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Restaurant Meal Replacement)도 주목 받았다.
지난해 프레시지는 SNS에서 유행했던 분식을 ‘우삼겹 치즈 쫄면’, ‘채끝짜퐈떡볶이’ 등의 밀키트로 만들어 출시했다. 실제 반응도 좋아, 지난해 분식 제품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5% 뛰었다. 프레시지는 다양한 분식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식당의 인기 메뉴를 간편식으로 선보인 RMR도 밀키트 시장의 화두였다. 프레시지의 경우 지난해 7월 ‘화사 곱창’으로 유명한 대한곱창을 시작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과 협업해 다양한 RMR 제품을 출시했다. 그 결과 RMR 제품군은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량이 급증하며 누적 판매량 14만개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과 외식업체들이 새로운 판로로 밀키트를 주목하는 만큼, 올해 더 다양한 RMR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들의 밀키트 사용 경험이 늘면서 밀키트가 일상 식문화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는 고객의 세분화된 취향을 공략하기 위해 외식전문기업 및 소상공인들과의 협업을 강화하여 다양한 신선 HMR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