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원 등 상권 회복돼야 호실적 기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지난해 처음으로 백화점을 추월하는 것으로 매출 부진의 아쉬움을 달랬던 편의점업계가 3월 개학을 앞두고 분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선방했다고는 하지만 본격적인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학교와 학원 주변 상권 활성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등교일 수 축소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던 편의점업계는 올해 등교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한편 접근성을 무기로 골목상권 장보기 수요를 더욱 공략할 계획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3사의 즉석식품(신선 일부)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은 2.4% 증가했지만 품목별로 보면 식품이 다소 부진했던 것. 지난해 온라인유통업계의 식품 매출이 크게 늘면서 재미를 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오프라인시장에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매출 비중은 31.0%로,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비중 28.4%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백화점을 추월했다. 지난해 오프라인유통업체 구분에서 편의점은 유일하게 매출이 플러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매출증감률은 대형 마트 -3.0%, 백화점 -9.8%, 기업형 슈퍼마켓(SSM) -4.8%다.
그러나 편의점의 백화점 매출 역전으로 편의점이 호황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는 백화점 등 타 업태의 상대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편의점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은 2018년 8.5%, 2019년 4.1%, 2020년 2.4%로 주춤한 상황이다.
실제로 편의점 ‘빅 2’ 업체인 GS리테일(GS25)과 BGF리테일(CU)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6조9718억원, 6조1813억원을 기록했다. CU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해 매출 6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매출은 선방한 편. 그러나 영업이익은 GS리테일이 10.6% 감소했고, BGF리테일은 17.5% 감소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양천구 학원 밀집 지역. [연합] |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휴교와 휴원이 이어지면서 이들 상권의 부진이 편의점업계에 주는 타격이 컸다. 지난해 4분기 학교·학원가 일부 점포는 매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기도 했다.
편의점업계는 ‘집콕’ 트렌드에 맞춰 가정간편식(HMR)을 확대하고, 와인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외부 변수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학교 등 특수 입지의 매출 부진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꽤 컸다”며 “지난해 등교일 수 자체가 워낙 적어 올해 등교 확대 방침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주택가 중심의 점포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은 등교와 함께 기존점의 본격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등교개학이 시작된 5월 20일~6월 10일 CU가 학교·학원가 점포의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 삼각김밥 매출이 전월 같은 기간(4월 20일~5월 10일) 대비 44.9% 증가했다. 편의점 대표 상품인 삼각김밥은 10대 청소년들이 등하굣길에 많이 찾는 상품이다.
한편 편의점 외 다른 유통가도 등교 확대에 따른 특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장기간 등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가 더욱 집중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9일 교육부가 올해 개학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발표한 후 1월 29일부터 2월 8일까지 아동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아동상품군 매출은 개학 시기 매출구성비가 1년 중 가장 높지만 50%가 넘는 큰 폭의 매출 증가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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