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마트에서 고객이 딸기를 구매하기 위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겨울철 딸기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마트에서 라면 매출마저 넘보고 있다. 수입맥주의 인기가 시들면서 매출 상위권에서 맥주가 사라지고, 역대 매출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딸기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겨울 매출 중에서 딸기가 매출 300억원 고지를 돌파하며, 겨울 상품 전체 매출 2위를 차지했다. 1위 상품은 라면(봉지+컵)이다.
대형 마트 매출 순위 상위권은 대개 라면·우유와 같은 생필품 중심으로, 딸기가 2위권까지 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다. 딸기는 전통적으로 겨울과일로 인기 있던 감귤류를 밀어내고 지난해부터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이제 전체 매출 1위까지 넘보고 있다.
이마트 측은 “매출 1위인 라면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이 추세대로라면 곧 전체 매출 1위도 무난히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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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겨울딸기는 1월부터 선보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 12월부터 인기 과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지난해 딸기는 장마로 출하 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출하량도 줄면서 전년 대비 가격이 다소 높았는데도 인기는 여전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딸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상승하며 과일 매출 중 1위를 달성했다. 과일 매출 순위를 보면 감귤, 사과, 바나나, 토마토, 포도 등의 순이다.
딸기 매출이 증가한 것은 수요 증가와 함께 다양한 프리미엄 딸기 품종을 선보인 효과도 컸다. 과거 ‘설향’ 품종 중심에서 요즘에는 ‘킹스베리’ ‘금실’ ‘아리향’ ‘메이퀸’ ‘죽향’ 등 프리미엄 딸기 품종 비중이 크게 늘었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은 프리미엄 딸기를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이마트에서 전체 딸기 대비 프리미엄 딸기 비중은 2018년 12월 15%에서 올해 1월 약 30%로, 배가량 증가했다.
전진복 이마트 과일바이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마트의 품종 다양화 정책으로, 여러 종류의 딸기가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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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탄력이 붙은 딸기 매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이달 18일부터 일주일간 320t의 딸기를 확보해 판매에 나선다. 일주일 행사물량으로는 최대로, 행사카드로 프리미엄 딸기 구매 시 3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한편 딸기의 약진과 함께 상위권 매출 순위에서 맥주의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졌다. 지난해 겨울만 하더라도 맥주는 이마트 매출 순위 2위였으나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수입맥주시장이 큰 타격을 입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아울러 맥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수입 가공식품시장에서도 과일에 밀려났다. 맥주는 2019년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떨어졌고, 1위는 타트체리나 석류, 당근 등을 원료로 한 과실·채소류 농축액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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