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연상되는 천장·식물원같은 실내
블루보틀·테이스티 서울 인기
한남동, 가로수길 ‘힙플’ 모아놔
매장 위치 확인·휴게 공간 다소 불편
올해 매출 목표 6300억원…26일 정식 개장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부. [김빛나 기자]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1층. 매장에 들어서자 층마다 우뚝 솟아 있는 나무들이 눈에 띈다. 나무가 있는 곳부터 1층까지 높이 12m의 폭포가 내린다. 웅장한 폭포를 감상하며 길을 걷다 보면 이번엔 공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안내로봇을 만나게 된다. 성인보다 조금 키가 작은 안내로봇은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자연주의와 미래가 공존하는 매장, ‘더현대서울’의 첫인상이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부. [김빛나 기자] |
지상 8층까지 있는 이 대형 매장에는 놀랍게도 매장 구석구석으로 햇빛이 들어왔다. 창문이 없는 기존 백화점과 달리 유리천장으로 방문객들이 답답함을 덜 느낄 수 있다. 5층에 있는 1000평대 규모의 실내 녹색공원 ‘사운즈포레스트’는 좌석 간격이 넓어 휴식공간으로 적합했다.
한 층 위로 올라가면 이번엔 미래형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를 만날 수 있다. 백화점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 기술이 적용된 매장이다. 매장은 33㎡(약 10평) 규모로 작았지만 화려한 내부 조명과 독특한 결제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만 현대식품관 ‘투홈’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이용이 가능해, 실제 이용객은 많지 않았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블루보틀’. [김빛나 기자] |
또 다른 더현대서울의 특징은 막강한 ‘F&B 라인업’이다. 기존 백화점에서 만날 수 없었던 ‘블루보틀’ 매장에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지하 1층에는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큰,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이 있었다. 평일 낮인데도 매장 내 좌석이 가득 찼다. 이번에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F&B 브랜드 수는 총 90여개로, F&B 매장이 많은 판교점보다도 10여개가 더 많다.
지하 2층에 가면 인스타그램 ‘감성 사진’에 자주 등장하던 소품을 만난다. 특유의 마블 패턴으로 20·30대 사이에서 인기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로우캐년’ 매장의 대기번호는 100번대를 넘어갔다. 독특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식품을 판매하는 신개념 편의점 매장 ‘나이스웨더’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힙한 유명 매장도 눈에 띄었다. 서울 한남동 사운즈한남에 있는 ‘스틸북스’도 입점해 개성 있는 서적과 소품을 구경할 수 있다.
20대가 열광하는 중고 스니커즈 매장도 입점했다. 번개장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BGZT Lab(브그즈트 랩) by 번개장터’는 스니커즈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희귀 신발을 구매할 수 있다. 리셀가 7000만원을 호가하는 ‘나이키 덩크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죤’ 등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 300여종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 재고가 없거나 한정 판매돼 구하기 어려운 스니커즈 모델을 앱을 통해 직접 구매 가능하다. 매장에는 진지한 눈빛으로 벽 한쪽에 전시된 신발을 살펴보는 20대 남성들로 가득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부. [김빛나 기자] |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복도가 넓어 걸으며 쇼핑하기 좋았으나 대신 복도에 가려 건너편이나 위·아래층에 어떤 매장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실제 더현대서울 매장은 영업매장 크기가 다른 백화점에 비해 작은 편이다. 51%에 불과하고 나머지 49%는 실내조경이나 휴식·전시공간이다. 기존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인 65%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더현대서울은 몇몇 보완점을 제외하고는 ‘국내 첫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매장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 리스크가 있지만 더현대서울 매출을 ‘개점 후 1년간 6300억원, 오는 2022년에는 7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25일까지 사전 개장하고, 오는 26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