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최대 4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서 쿠팡이 밝힌 대로 국내 물류 인프라 투자에 나서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매물로 나온 배달앱 2위 요기요의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상장 후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지분은 10.2%로 5조원대로 추정되며, 쿠팡에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들의 대박도 눈 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1일(현지시간) 쿠팡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수정 상장 신청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 1억2000만주를 주당 27~30달러에 팔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36억 달러(약 3조9852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쿠팡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적자가 41억달러에 이른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갖고 로켓배송 등 최대 강점으로 손꼽히는 운송과 물류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확장 계획의 일환이자 미래 고객의 예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수년 내(over the next few years) 7개의 지역 풀필먼트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또한 기반시설과 노동력 관련 비용에 투입될 미래 지출이 향후 몇년간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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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25년까지 5만명 신규 고용도 목표로 제시했다.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의 채용도 확대할 방침이다.
쿠팡은 "(기술 쪽 투자가) 고객 경험의 혁신을 이끌어올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가져오는 한편 새로운 사업 계획으로의 확장을 지원한다"며 "새로운 사업 계획도 항상 탐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장에서는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 매물로 나온 배달앱 2위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요기요 몸값은 2조원대로 거론된다.
쿠팡이 요기요를 인수하면 수도권 위주인 배달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현재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과 양강 구도를 이룰 정도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쿠팡은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인수나 투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쿠팡 제공] |
김범석 의장은 상장 후 지분이 10.2%가 될 전망이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수정 상장 신청서류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지분은 상장 전 39.4%였다. 이어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털(19.8%), 매버릭 홀딩스(7.7%) 등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비상임이사인 닐 메타가 19.8%를 보유해 개인 최대 주주로 나타났다. 닐 메타는 그린옥스 캐피털의 창립자다.
김 의장은 일반 주식(클래스 A 보통주) 지분은 없지만, 일반 주식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 B 보통주 100%를 부여받아 상장 후 76.7%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 B 주식은 클래스 A 주식으로 전환 가능하다.
클래스 A와 클래스 B 주식을 모두 고려한 상장 후 지분율은 비전펀드 33.1%, 그린옥스 16.6%, 닐 메타 16.6%, 김 의장 10.2% 순이다.
클래스 A와 클래스 B 주식을 합한 주식 수가 모두 17억670여만 주인 점을 고려하고 여기에 공모 희망가 최상단 30달러를 적용하면 김 의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52억2000만달러다. 원화로 따지면 5조8800억원 수준이다. 공모 희망가 최하단 27달러로 계산해도 5조원을 넘는다.
다만 이는 거래되지 않는 클래스 B 주식을 총주식 수에 합산해 계산한 것으로, 정확한 지분 가치를 따지기는 어렵다.
또한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의 지분 가치는 169억4700만달러다. 투자금이 30억달러 수준임을 고려할 때 5.6배의 평가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임직원들도 대박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6570여만주가 스톡옵션으로 부여됐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평균 1.95달러로 이번 공모 희망가 최하단 27달러로 계산해도 14배 가량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쿠팡이 현장 직원들에게 1인당 약 200만원 상당 주식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형태로 부여하겠다고 밝힌 점을 볼 때 30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주식 부여 시점으로부터 2년 이상 근무한 현장 직원들은 1인당 60주 안팎 주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주요 경영진과 이사, 1% 이상 주주,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장 후 주식 보호예수 기간을 최대 180일로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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