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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러 백화점 간다”…가전, 오프라인 매장 '하드캐리'하다 [언박싱]
LG전자가 서울 여의도 소재 '더현대 서울'에 국내 백화점 내 베스트샵 가운데 최대 규모 매장을 열었다. 더현대서울 내 베스트샵 매장 입구에 있는 롤러블TV 전시존에서 모델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R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광고에서 보던 롤러블TV, 처음 봤는데 신기하네요.”

가전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고가의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가전매장이 명품에 이은 또 하나의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

가전 사러 백화점 간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의 24일 가오픈 첫날 매출 1위 매장은 LG 베스트샵이 차지했다. 더현대서울에는 삼성과 LG의 가전매장이 각 660㎡(약 200평) 규모로, 백화점 최대 규모로 입점해 있다.

가전매장은 대개 오픈 초기 혜택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고객이 몰린다. 더현대서울의 명소로 꼽히는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가 있는 5층에 위치한 이들 매장에는 실제로 종일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 속에서도 가전이 잘나가는 것은 다른 상품보다 직접 보고 상담 등을 거친 뒤 구매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백화점 가전 매출은 롯데에서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현대·신세계도 각 19.3%, 21.1%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은 마진이 낮은 상품군이지만 집객 효과가 확실하고, 고가라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더현대서울 내 베스트샵 매장에서 모델들이 LG 오브제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도 지난 1월 오프라인 상품군 중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것은 가전·문화(9.9%)와 해외 유명 브랜드(21.9%)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패션·잡화가 27.8%, 아동·스포츠와 식품이 각각 17.6%, 6.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형 마트의 경우 1월 가전·문화 매출만 전년 대비 9.9%로 유일하게 상승했고, 전체 매출증감률(-11%)은 물론 나머지 모든 상품군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유통가에서 가전 실적은 단연 돋보인다. 롯데쇼핑의 경우 전자제품전문점인 하이마트가 지난해 1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46.6%)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수혜로 인한 프리미엄 가전 교체 수요 증가 및 인테리어시장 성장에 따른 매출 증가 추세로,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8.8% 증가했다.

체험 늘렸더니 매출 2배 증가
서울신라호텔의 '익스피리언스 룸 위드 삼성전자'. [호텔신라 제공]

가전 체험을 중시하는 고객 변화에 발맞춰 백화점의 대형 가전매장 유치나 기존 가전전문매장의 체험형 매장 변신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가전 체험도 일종의 재미로 여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서울신라호텔이 올봄 시즌 첫 패키지 상품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생활가전을 체험해볼 수 있는 ‘호캉스’ 상품을 내놓은 것도 최근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체험형 매장의 매출 효과도 입증됐다. 롯데하이마트가 지난해 체험형 프리미엄 매장으로 선보인 ‘메가스토어’는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오픈한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전년 대비 매출이 30% 증가했으며, 6월에 문을 연 안산선부점은 70%, 11월에 오픈한 발산점은 150% 매출이 상승했다. 메가스토어 잠실점은 7431㎡(약 2248평) 규모로 프리미엄 오디오청음실, 캠핑 전문관, 레저 전문관뿐 아니라 유튜브를 촬영할 수 있는 1인미디어 전문관까지 갖췄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내 캠핑전문관. [롯데하이마트 제공]

특히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처럼 가전도 프리미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프리미엄 대형 가전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증가했다. 프리미엄 대형 가전은 일체형 세탁기, 의류건조기, 4도어 비스포크 오브제 냉장고, 65인치 이상 OLED 등을 말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가전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메가스토어 잠실점의 대형 가전 프리미엄 매출은 200% 늘었다”고 말했다. 잠실점 전체 매출증가율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프리미엄 상품군의 매출증가율이 압도적이다.

체험형 매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하이마트는 이달 제주와 압구정 등 올해에만 10여개의 메가스토어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아울러 초저가 제품도 한눈에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이천 매장을 ‘가전 아울렛점’으로 5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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