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라거’ 아성 넘보는 ‘에일’…수제맥주의 반란 [언박싱]
라거 판매 90% 웃도는 국내 시장…수제맥주 인기 ↑
푸드페어링·이색 협업…에일로 틈새 공략 나서
서울 한 대형 마트 주류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국내 맥주시장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던 ‘라거’의 아성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수제맥주가 몸집을 키우면서 ‘에일맥주’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특히 에일을 전면에 내세운 수제맥주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푸드페어링과 이색 컬래버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라거’ 아성에 균열…‘에일’ 바람이 분다

9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맥주 대캔 기준 수제맥주 구성비가 2018년 2.1%에 지나지 않던 것이 지난해에는 11.2%로 늘었다. 2년 사이에 무려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GS25는 2018년 수제맥주 랜드마크 시리즈 1탄 광화문에일을 선보인 이후 2년10개월 만에 랜드마크 시리즈 5종의 누적 판매량이 1000만개를 돌파했다.

편의점 맥주 판매 신장률. [각 사 제공]

특히 ‘에일’ 계열 중심의 수제맥주는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GS25의 수제맥주 판매는 전년 대비 445% 이상 뛰었다. 그 외 CU(498.4%)와 세븐일레븐(550.6%), 이마트24(210%) 등에서도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맥주 및 라거 판매량. [유로모니터 제공]

국내 맥주시장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던 ‘라거 맥주’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유로모니터가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살펴본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맥주 판매량 중 라거맥주는 해마다 9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라거 맥주 판매량 역시 꾸준히 성장해 2019년 18억6340만ℓ를 기록했다.

하지만 에일을 비롯한 다른 계열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앞으로 라거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류전문가들은 에일의 선전에도 라거 비중이 여전히 9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라거 판매 비중이 큰 것은 한국 맥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류업체들이 라이트라거 계열의 맥주를 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맥주 특유의 쓴맛이 적고 탄산감이 강한 국내 맥주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과 잘 맞아 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맥주를 소주와 섞어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의 주류문화 속에서 향이 강한 맥주보다는 향이 적고 깔끔한 맥주를 선호했던 점도 라거 인기에 한몫했다.

푸드페어링·이색 협업…‘에일’ 틈새 공략이 적중

수제맥주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대기업이 만들지 않는 에일 계열 맥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주세법이 바뀌면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면서 다양한 맥주 개발이 쉬워진 점, 라거보다 에일을 만드는 데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점도 수제맥주업체가 에일에 집중하는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수제맥주업체들은 에일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을 소개하면서 에일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제주맥주의 경우 제주 향토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 제품을 개발했다. 가령 제주 위트에일은 흑돼지구이, 고등어회, 방어회 등 묵직한 질감의 음식과, 제주 펠롱에일은 한치물회나 갈치조림 등 매콤하고 차가운 음식과의 조화를 고려해 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요 유통 채널로 급부상한 편의점을 중심으로 랜드마크 시리즈(GS25), 곰표(CU), 유동골뱅이(세븐일레븐) 등 독특한 수제맥주가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GS25는 10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에일 스타일의 맛을 더한 수제맥주 금성맥주를 선보인다. 가전 브랜드와 맥주를 결합한 제품으로, 골드스타 로고로 레트로 콘셉트를 살렸다.

GS25는 10일 새로운 수제맥주 ‘금성맥주’를 선보인다. [GS25 제공]

라거 일색의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이끄는 에일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오륜 유로모니터 음료&담배 부문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로 리테일 채널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했는데 가장 수혜를 본 품목이 밀맥주와 에일 등 수제맥주 브랜드 제품”이라며 “주세 개편으로 에일과 밀맥주로 대표되는 다크비어 생산비 문제가 해결됐고 유통 채널도 확대되면서 국내 다크비어시장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s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