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이 새로운 수장을 맞아 그간의 부진을 떨치고 변신에 나설지 주목된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업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2월 사임한 조영제 이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의 후임으로 다음달부터 롯데온 혁신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온은 최근 격화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유통 경쟁에서 뒤처진 롯데그룹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이커머스 부문 매출은 1379억원으로 전년 1899억원 대비 27.4% 줄어들었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소비가 늘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성장한 것과 대조적인 성적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쇼핑이 국내에서 롯데닷컴으로 온라인쇼핑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는데도 현재 롯데온의 성적표는 초라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됐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네이버(15조원) 등 이커머스 유통 강자들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롯데는 한자릿수에 머무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롯데쇼핑은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중고품 거래 시장의 원조격인 중고나라 인수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향후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나영호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베이코리아 제공] |
업계는 롯데의 나 본부장 영입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 본부장은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 창립에 관여한 인연이 있다.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몸담으며 G마켓 신규사업실장, 국경간 전상거래 사업실장 등을 역임했다.
나 본부장이 오픈마켓 강자인 이베이코리아에서 성공적으로 구사했던 전략이 롯데온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나 본부장은 이베이코리아에서 요즘 이커머스 업계 화두로 떠오른 고객 ‘락인’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 및 현대카드와 함께 선보인 전용 신용카드인 ‘스마일카드’ 등 굵직한 사업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14년 시작한 스마일페이 사용자는 지난해말 기준 1500만명, 유료멤버십인 스마일클럽 회원은 300만명에 달하며 현재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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