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인기…‘오픈런’까지
‘빵돌이·빵순이’ 늘었다…빵 소비 16% 증가
갤러리아명품관 고메이 494에서 팝업으로 진행했던 새들러하우스 [갤러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백화점이 디저트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맛집 탐방이 어려워지면서 백화점으로 디저트 탐방을 떠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기 디저트 매장은 명품 의류 매장 한 달 매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실적을 올리기도 한다.
1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의 최근 1년(2020년 4월~2021년 3월) 디저트&커피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갤러리아에 입점한 디저트 매장은 대부분 테이크아웃에 특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디저트 매출은 전년대비 23.2% 증가했고,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9% 늘었다.
명품 매장 못지 않게 매출을 크게 올린 매장도 있다. 갤러리아명품관 내에 있던 5평 남짓한 테이크아웃 디저트 매장 ‘새들러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새들러하우스는 압구정 크로플(크루아상+와플) 맛집으로 알려진 브랜드다. 지난해 7월부터 6개월동안 월평균 매출 2억원을 기록해 명품 의류 매장 한 달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청담 도너츠 맛집으로 유명한 ‘카페노티드’도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일기간 대비 169% 매출이 올랐다.
디저트 사진 [연합뉴스 제공] |
백화점 디저트 매장 인기는 수도권에서 더 뜨겁다. 구매력은 있지만 서울 디저트 맛집을 찾아가기엔 부담이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서다. F&B 열풍의 원조격인 현대백화점 판교점부터 AK플라자 분당·갤러리아 광교점까지 수도권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디저트 매장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디저트 매장이 들어서면 오픈런(매장 문이 열기 전 미리 가서 줄 서 있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갤러리아 광교점에 ‘카페노티드’가 문을 열자 소비자들 사이에 오픈런해서 먹는 맛집으로 소문이 나 1년 동안 방문자 수 30만명을 모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5년 미국 디저트 전문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를 오픈할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6개월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백화점도 대대적인 디저트 매장 모시기에 나섰다. 갤러리아는 광교점에 지난 3월 ‘새들러하우스’, ‘화이트리에’를 신규 오픈했으며, 프리미엄 애플파이 전문점 ‘레드애플’ 팝업 스토어도 오는 15일까지 운영한다. 명품 매장이 없는 AK플라자 분당점도 식품군이 경쟁력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말부터 디저트& 카페 매장을 강화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리 브랜드인 ‘타르틴 베이커리’,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등 경쟁력 있는 카페로 매출 올리기에 나섰다.
백화점 내 베이커리·디저트 매장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빵 소비 지출은 최근 4년 사이 16% 이상 증가했다. 국민 1인당 하루 빵 소비량도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맛집 탐방이 어려워지면서 그 수요가 백화점 내 매장이나 온라인으로 쏠리고 있다. 강릉 ‘돌체테리아’, 부산 ‘희와제과’와 같은 지역 맛집은 ‘디켓팅·빵켓팅(디저트·빵을 구매하기 위해 티켓팅만큼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상)’ 경쟁이 치열할만큼 인기를 얻기도 한다.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재택근무 장기화 등으로 인해 디저트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트렌디한 디저트 맛집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