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억~수 조원으로 몸값 급등
투자 유치도 예전보다 ‘원활’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최근 전문 온라인몰들이 ‘귀하신 대접’을 받고 있다. 국내 온라인몰인 쿠팡이 5조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는데다 빅테크 및 유통 대기업들이 패션, 배달 등 전문 인터넷몰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문몰들의 몸값이 적게는 수천억에서 많게는 수조원대로 껑충 뛰는 등 잭팟을 터트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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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패션이나 배달, 여행 등 온라인 기반의 상거래 업체들이 매력적인 매물로 각광을 받으면서 몸값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단위로 뛰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우선 패션 전문 쇼핑몰 지그재그는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이 카카오에 인수되면서 1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그재그는 지난 2015년 출시된 패션테크 플랫폼으로, 동대문 상품을 기반으로 한 개인 쇼핑몰을 입점시켜 유명세를 탔다. 론칭 첫해 2000억원 가량이었던 거래액은 5년새 75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MZ(밀레니얼+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몸값도 최근 2조원을 넘어섰다. 무신사는 미국 벤처캐피탈(VC) 세쿼이아캐피털과 국내 투자자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추가로 투자 받았는데, 이때 투자자들이 평가한 무신사의 기업 가치는 2조5000억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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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문 인터넷몰들이 주목받으면서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도 덩달아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다.
최근 상장 계획을 발표한 마켓컬리는 몸값이 최소 1조원 이상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업 가치 1조원은 마켓컬리가 지난해 4월 2000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인정됐던 수준이다. 컬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연 매출이 2배 가까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IPO 추진시 기업 가치 역시 2~3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만약 쿠팡과 같은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최대 5조원까지 몸 값이 껑충 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미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당초 몸값으로 거론됐던 5조원이 다소 비싸다는 반응이었지만, 쿠팡 상장 이후 고가 논란이 사라졌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빅테크 및 유통 대기업들의 인수 경졍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생겼다.
국내외 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여가 플랫폼인 야놀자는 내부적으로 40억 달러(한화 4조5180억원)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IPO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한국 이커머스 업체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며 “여기에 IT 및 유통 대기업들이 중소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이들의 몸값이 수천 억원에서 수 조원대로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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