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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엔 탑텐, 가로수길엔 아르켓…국적에 따라 SPA 전략도 다르다 [언박싱]
국내 SPA, ‘가성비’ 챙기는 MZ세대 공략
해외 업체는 신규 출점 주저…강남권만 일부 오픈
지난달 28일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점 [무신사스토어 제공]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SPA 브랜드들이 브랜드별 오프라인 전략이 달라져 주목된다. ‘가성비’를 앞세운 국내 SPA 브랜드들이 번화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늘리는 반면, 프리미엄을 내세운 해외 SPA 브랜드는 반대로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온·오프라인 전략이 재검토되면서 매장 운영 방식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SPA “‘가성비’ 챙기는 MZ세대 잡아라”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중 서울 홍대 주변에 탑텐이 매장을 열면 자라·유니클로가 떠난 홍대 상권에 국내 SPA의 브랜드 라인업이 화려해질 전망이다. 신규 매장 위치는 유니클로가 떠난 와이즈파크 근처 빌딩이다. 현재 홍대입구역부터 합정역 사이에는 스파오·미쏘·에잇세컨즈와 같은 대형 SPA 브랜드부터 그리고 무신사 스탠다드와 같은 차세대 국내 SPA 브랜드 매장이 나란히 있다.

국내 SPA 브랜드가 번화가에 경쟁적으로 매장을 출점하는 이유는 가성비 브랜드를 선호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내 SPA 브랜들은 코로나19로 하늘 길이 막히며 해외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자 ‘확실한 국내 수요’인 젊은 세대를 주요 타깃층으로 선정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는 6500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오픈 후 사흘 간 1억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입장객 수를 150명 제한했음에도 많은 고객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SPA 브랜드는 코로나19 타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기준 410개였던 탑텐의 매장 수는 5월말까지 30개 더 증가해 440개가 됐다. 스파오도 지난해 처음으로 매장 수가 100개를 돌파했으며, 에잇세컨즈도 지난해 매장 수가 늘어 5월 말 기준 57개 매장을 보유 중이다.

지난 3월 오픈한 가로수길 아르켓 매장 [아르켓 제공]
매출 타격입은 해외 SPA, 신규 출점 주저…구매력 높은 강남권 공략

반면 해외 SPA 브랜드는 수익성이 떨어진 매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이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매장 효율화 작업에 들어간 H&M·자라는 ‘쇼핑 1번지’ 명동에서 과감히 매장을 접었다. 유니클로도 올해에만 10개의 매장을 폐점하는 등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이처럼 해외 SPA들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한국 매출이 시원치 않은 탓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경험했고, 영업이익 역시 적자전환했다. H&M도 매출은 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영업손실이 88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구매력 있는 고객을 집중 공략해 차후를 기약한다는 방침이다. H&M이 지난 4월 자사의 상위 브랜드인 아르켓 매장을 가로수길에 오픈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르켓 매장 인근에는 H&M·자라를 비롯해 코스·마시모두띠와 같은 해외 SPA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다. 이 곳 매장들은 국내 SPA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이 커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매장 영향력이 크다”며 “목적형 구매보다는 길가다 (SPA 매장을) 마주치면 둘러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위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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