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행과 공연 수요 회복세로 위메프와 티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왼쪽부터 하송 위메프 대표, 전인천 티몬 대표.[각 사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늘면서 여행과 공연 수요가 본격 회복세를 보이자 위메프와 티몬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행·공연 카테고리 비중이 높은 양사는 지난해 이커머스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은 양사는 이커머스업계의 재편 바람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9일 티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말까지 제주지역 숙박상품 매출은 리조트 2배, 호텔·펜션 2.3배 등 전년동기대비 평균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행 항공권 예약도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기준으로 지난배보다 1.8배 상승했다.
백신접종 확대는 그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 폭발을 불러왔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잔여 백신 예약 서비스 오픈 직후 일주일간 위메프의 해외 항공권 예약은 직전 일주일 대비 5.4배(442%)까지 급증했다. 공연 등 문화 소비도 살아나, 티몬에서 올해 5월까지 뮤지컬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했고, 전시회도 1.5배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통계를 보면 올해 4월 문화 및 레저서비스 거래액은 전년동월대비 84.5% 증가하고,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은 55.2% 증가했다. 모바일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문화 및 레저서비스는 171.2%로 상품군 가운데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선 위메프는 지난달 여행과 공연만 다루는 ‘W여행컬처’ 애플리케이션(앱)을 별도로 론칭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여행과 공연 수요가 제자리를 찾는 것과 동시에 타격이 컸던 위메프나 티몬의 실적 개선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은 3853억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도 542억원을 기록했다. 티몬 역시 매출이 전년대비 14% 감소한 151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도 631억원에 달했다.
양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것은 올해 2월 하송 위메프 대표를 시작으로, 지난달 전인천 티몬 대표까지 새로운 수장을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베이코리아 매각, 신세계와 네이버의 합종연횡 등 이커머스업계가 급변하는 시기라 중소 이커머스업체의 생존경쟁도 치열해졌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계획중인 티몬은 재무통인 전인천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지난달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티몬에 합류한 전 대표는 영실업, ADT캡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CFO를 거쳤다. 전 대표는 지난 1일 취임 후 직원들과 가진 첫 온라인미팅에서 “새로운 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타임커머스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사업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티몬은 지난 4월 판매수수료 -1% 정책으로 판매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배달앱 등 신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티몬은 닐슨코리안클릭 집계 기준으로 국내 주요 이커머스 6개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월평균 이용일수가 10.2일로 가장 높다.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MZ세대의 구매도 늘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위메프도 공격적인 행보다. 하 대표는 취임 후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며, 철저하게 사용자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출시한 여행·공연 앱, 무료 멤버십 ‘VIP클럽’ 본격 시행은 물론 플랫폼 최저수준인 2.9% 정률 수수료(PG수수료 포함)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위메프의 배달앱인 위메프오도 전통시장 배달까지 확대하며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기업공개(IPO)와 더불어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이커머스업계 전체 구도와 함께 봐야한다”며 “소셜커머스로 함께 시작한 티몬과 위메프가 비슷한 시기에 새 대표와 함께 변화를 맞고 있어 향후 실적개선 추이나 전략도 비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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