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살아남는다’ 네·쿠·카 경쟁 심해질 듯
이해진 네이버 GIO.[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숨은 승자’는 네이버라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및 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20%의 지분에 대해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3월에는 신세계그릅과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3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으로 CJ대한통운의 3대 주주에 오르며 이커머스 전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강력한 물류 인프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인수합병(M&A) 참여로 쿠팡 견제를 향한 네이버의 걸음은 가벼워졌다. 거래액과 시장점유율에서 쿠팡을 따돌리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 24조원, 시장 점유율은 약 12%이다. 지난해 거래액 27조원으로 이커머스 전체 1위를 차지한 네이버와 신세계, 이베이코리아가 합치면 거래액은 50조원이 넘는다.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은 22조원이었다.
IT 기업인 네이버가 빠르게 이커머스 강자로 떠오른 비결은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SME)이다. 5년간 네이버에서만 생긴 스마트스토어만 42만개다. 그 중 4000개 이상의 스마트스토어가 월매출 1억원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 축배를 들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이베이 인수전은 성공적인 반(反) 쿠팡연대라 할 수 있을만큼 거대 기업들이 뭉쳤다”며 “하지만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이베이코리아 두 집 살림을 하는 꼴이 돼서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베이 인수를 계기로 쿠팡과 네이버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쿠팡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쿠팡은 얼마전 일본에서 일본법인 CP쿠팡을 설립하고 도쿄도 나가노부 지역의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 4월에도 싱가포르에서 최고운영책임자, 물류/유통 부문 고위 임원 등 임직원 채용에 나선 바 있다.
쿠팡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막강한 배송 시스템에도 계속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쿠팡은 오는2025년까지 전국을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 이내에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전라북도 완주 등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세우기도 했다. 현재 쿠팡이 보유한 물류센터만 전국에 100여개로,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했을때 압도적으로 많다. 이베이코리아는 경기도 동탄 등 국내 3곳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제공] |
네이버·쿠팡을 추격하기 위한 시장 후발주자 카카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카카오커머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와의 합병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쇼핑하기’, ‘선물하기’ 등 채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4조6000억원 규모로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를 100% 흡수·합병해 몸집을 불리기에 들어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패션 부문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카카오와의 합병에 앞서 카카오커머스는 내달 중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도 합병 절차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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