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골프공도 랜더스 붙으니 ‘홈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우리 기업(신세계)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하게 하고 싶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한 말이다. 그로부터 약 80여일이 6월, 정 부회장의 호언장담은 현실이 됐다. 신세계그룹과 프로야구 SSG랜더스의 협업 마케팅이 무한 확장하고 있다. 콜라보 성적표도 홈런급이다. 한정판 굿즈라는 유혹과 프로야구와의 결합을 통한 펀(fun·재미)가 맞물리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언한 ‘유통+야구’ 구상이 선순환 궤도를 이루고 있는 것.
신세계백화점(왼쪽), 스타벅스가 출시한 SSG랜더스 유니폼 [SSG닷컴 제공] |
신세계백화점은 SSG랜더스필드 홈경기 기간인 오는 7월 2일부터 이틀간 ‘신세계 데이’를 연다. 지난달 SSG랜더스 홈경기 기간동아네는 ‘스타벅스 데이’가 열렸었다. 홈경기가 있을 때다 신세계 계열사가 바꿔가며 새로운 ‘데이’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신세계 데이’ 기간 동안 ‘푸빌라와 친구들’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판매할 예정이다. 푸빌라와 친구들은 2017년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와 너구리, 여우 등에서 영감을 받은 신세계백화점 캐릭터다.
홈경기 기간에 SSG랜더스 선수단은 특별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를 상징하는 꽃잎의 빨간색 바탕에 하얀색 배색 라인과 신세계백화점 뷰티 편집숍 ‘시코르’ 팔 패치를 추가했다. 이번 이벤트로 신세계는 프로야구 전체 관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팬들과 가족을 공략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스타벅스 데이’를 기념해 특별 제작된 유니폼과 모자는 티켓팅(피가 튀는 전쟁 같은 티켓팅을 뜻하는 신조어)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20개 한정으로 제작된 랜더스벅 유니폼은 판매 시작 3분만에 완판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SSG닷컴은 오는 25일 ‘랜더스벅’ 유니폼과 모자 2차 판매에 나선다. SSG닷컴은 팬들의 수요를 반영해 1차 판매보다 물량도 큰폭으로 늘려 유니폼과 모자 각각 300개씩 준비했다. 랜더스벅 유니폼은 하단에 스타벅스와 SSG랜더스의 마스코트 ‘베어리스타’와 ‘랜디’가 새겨져 있어 높은 소장가치를 자랑한다. 기본 홈 유니폼 디자인에 스타벅스 고유의 그린 색상과 스타벅스 영문 글씨, 사이렌 로고가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정지택 KBO 총재에게 구단기를 전달받은 뒤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SSG랜더스 추신수 선수가 노브랜드 버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
야구단 연계 마케팅이 연이어 홈런을 치는 이유에 팬심만 있는 건 아니다. 홈구장·경기 중계에서도 관람객들이 특정 브랜드 광고를 자주 접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100호점을 홈구장에 연 노브랜드버거는 SSG랜더스필드에 설치한 TV 및 모바일 중계를 통해 광고가 노출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올렸다.
인지도는 곧 매출로 이어졌다. SSG랜더스가 프로야구 정규시즌 선두권에 올라선 지난 5월 노브랜드버거의 매출은 전월 대비 3% 증가했다. 홈구장 반경 5㎞ 내에 있는 스퀘어원점과 용현점 매출은 각각 17%, 14% 증가했다. 인천에에 있는 지점 6곳의 매출은 11% 증가했다.
일반 소비재와 쉽게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 ‘봄 골드대전'에서 오프라인매장에서 1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SSG랜더스 디자인 적용 골프공 및 볼마커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착순 1000명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구단주' 맥주 |
2021 정규시즌 기간동안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연계 마케팅을 이어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이마트24는 SSG랜더스의 이름을 따 ‘SSG랜더스 라거’ 맥주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