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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로 또 같이’ 신세계의 3각 생태계…전 과정 수직계열화 갖췄다 [언박싱]
이베이코리아 본사.[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이버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선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까지 합치면 국내에 경쟁자가 없는 절대강자가 된다.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보고, 이번 딜에 과감히 베팅한 신세계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거래”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 방안을 찾아 나서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앞서 동맹을 맺은 네이버와의 협력관계도 지속할 계획이다. 결국 이커머스 1위 자리를 두고 네이버, 신세계, 쿠팡은 치열한 3강 경쟁체제를 이루게 됐다.

신세계-이베이 ‘따로 또 같이’
신세계그룹 물류센터 네오 전경.[ 신세계 제공]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3조 4404억원(지분 80%)이라는 인수금액에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신세계는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의 배경에는 오프라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국내 이커머스 강자들은 오프라인 기반이 없다. 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세계는 연간 매출이 27조원에 달하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강자가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직매입과 오픈마켓 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큰 그림이 완성된다. 오프라인과 시너지를 제대로 내기만 한다면 온라인 절대강자로 ‘퀀텀점프’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단 신세계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 옥션 등을 단기적으로는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지난 4월 인수한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 W컨셉도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단 출발은 따로 하지만 향후 법인을 합치는 형태가 될지, 사업간 접점을 찾는 형태가 될지 중장기적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 발표 직후 신세계는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년간 1조원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투자할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신세계는 전국 7300개의 점포를 거점 물류 센터, 혹은 다크스토어로 활용하고자 준비 중에 있으며, 이외에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센터를 향후 4년 내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이베이가 보유한 플랫폼 영향력과 IT 역량, 그리고 이마트가 보유한 물류 및 MD 역량이 결합해 쿠팡과 같이 커머스의 전 과정이 수직계열화 된 엔드투엔드 커머스(End to End Commerce) 사업자로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너지 극대화 …네이버와 동맹도 유지

신세계는 이번 인수로 이베이코리아가 국내에서 20년간 영업하며 확보한 고객과 판매자 데이터, 상품 기획자(MD), 정보기술(IT) 개발 인력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온라인몰 상품군만 하더라도 신세계는 식품과 패션 중심에서 벗어나 상품군이 대폭 늘어날 수 있게 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50조원에 이르는 이마트, 이베이코리아의 압도적 거래대금을 기반으로 이마트가 대규모 물류튜자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 및 경쟁력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금번 M&A의 시너지 효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 있지만, 이마트의 향후 공격적 이커머스 투자에 대한 선언과도 같다는 점에서 현 상태만을 놓고 시너지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이번 인수전에서 지분 20% 인수를 염두에 두고 신세계와 함께 참여했던 네이버는 최종적으로는 빠졌지만, 신세계와 네이버의 협력관계는 변함없이 지속하기로 했다. 신세계와 네이버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연합]

다만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네이버와의 협력 청사진은 다소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네이버는 이커머스업계 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미 천명한 만큼 사실상 이베이를 품은 신세계와의 동맹은 적과 손을 잡는 ‘오월동주(吳越同舟)’에 가깝다. 업계 1위인 네이버의 시장점유율은 18%, 쿠팡은 13%, 이베이코리아는 12%로 추산된다. SSG닷컴의 점유율 3%를 합치면 신세계는 15%로 2위가 된다. 이에 따라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서려면, 결국 네이버와 신세계도 전면승부에 나서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내부적으로 네이버를 경쟁상대로 여겨왔다”며 “쿠팡을 잡기 위해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을 잡았지만, 협력관계를 넘어 궁극적으로 네이버와 신세계는 서로를 견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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