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에 질린 소비자들, 매장 온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식품관에서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김빛나 기자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오는 목·금(1·2일) 예약 건수가 전주 대비 벌써 10%가량 늘었어요. 7월부터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고깃집. 매니저 최문희(52) 씨는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최씨는 “요즘 여의도 분위기가 괜찮아졌다”며 “여기에 거리두기까지 개편되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백화점 ‘더현대서울’에는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캐릭터 ‘에스더버니’ 팝업스토어 내 마련된 포토존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7월 거리두기가 개편되면 유동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레 방문객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맞춰 다른 매장은 리뉴얼을 단행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전 마지막 주말, 여의도에서 만난 사람들은 7월을 기대하고 있었다. 최근 여의도는 평일에는 직장인,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몰리면서 소비심리 회복을 실감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7월 1일부터 새 거리두기 지침까지 적용되면 하반기를 기점으로 완전한 회복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식당 앞에서 시민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정부는 7월 1일 새 거리두기 체계 시행을 앞두고 지역별 세부 단계를 확정한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별 거리두기 단계에 대한 각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를 최종 결정한 뒤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 |
이처럼 직장인이 많은 지역 상인은 인원 및 영업시간 제한 해제로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거리두기 개편으로 수도권 지역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시간이 밤 10시에서 12시로 2시간 늘어난다. 사적 모임은 첫 2주간 6명까지, 그 이후에는 8명으로 확대된다.
그중에서도 대형 인원이 수용 가능한 대형 고깃집이나 횟집은 회식 손님을 반길 생각에 들떠 있다. 서울 종로구 내 유명 프랜차이즈 고깃집 종업원 오민석(28·가명) 씨는 “본사 규정상 정확한 수치를 말하긴 어려우나 1일 기점으로 예약률에 큰 변화가 있다”며 “금요일은 만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리단길에 있는 대형 횟집의 매니저인 백승우(33) 씨는 “늦은 시간까지 손님을 맞을 수 있으니 주류 매출도 늘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퇴근 후 한잔을 기대했다. 직장과 집이 모두 송리단길 근처라는 김중수(63) 씨는 “주중에는 와인바 같은 곳도 가고, 주말에는 가족과 석촌호수에 산책 나와 돌아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입구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문구가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과 소비 촉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은 다음달 11일까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지방자치단체 온라인몰, 우수 중소기업·소상공인, 전통시장 등이 참여한다. [연합] |
오프라인 매장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민국 동행세일’ 및 거리두기 개편을 계기로 오프라인 매출에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한다. 동행세일 첫 주간이기도 했던 지난 주말(25~27일)까지 매출이 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7%, 13.3%, 21.2% 증가했다. 롯데·신세계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46.9% 증가했고, 여성패션 부문도 14%, 8% 증가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인기가 많았던 생활가전 부문 매출은 상대적으로 작은 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방문객이 늘어난 이유는 최근 온라인쇼핑에 지겨워진 소비자들이 다시 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주요 유통업체 오프라인 매장은 2월부터 4월까지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달에 8.8%를 기록했다.
다만 특정 지역·업종 음식점만 혜택을 입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여의도 내 대형 중국집 종업원 이충일(36) 씨는 “중국집 룸 손님의 기본 단위가 10명인데, 6명으로는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도 변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원 제한이 풀리긴 했으나 여전히 8인 이상 모임은 제약이 있고, 변이 바이러스 문제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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