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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카카오 금융 상장과 1970년대생 스타CEO의 탄생
카페 류영준·카뱅 윤호영
‘40대 성공신화’에 도전
연공서열론 생산성 한계
성과보상체계 혁신 중요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스타탄생이 이뤄지는 생태계가 건강한 법이다. 금융의 디지털전환도 새로운 스타 최고경영자(CEO)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에 도전하는 곳들은 기업가치는 물론 CEO에 대한 보상도 전통 금융지주와 회장들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추진 중인 카카오계열 금융사들에서 확인된다. 이직 시 연봉 1.5배를 제시했던 토스도 상장을 한다면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977년생인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만 급여 2억3000만원, 성과급 10억200만원을 받았다. 1971년생인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가 지난해 급여 3억5600만원, 성과급 2억800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해 2배가 넘는 보상을 받은 셈이다. 류 대표의 올해 연봉은 15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12억5100만원을 받은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류 대표는 71만주의 스톡옵션(행사가 5628원)도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상단(9만6000원) 기준으로 차익은 646억원이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52만주의 스톡옵션(행사가 5000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공모가 상단(3만9000원) 기준 177억원, 장외가(8만6000원) 기준 421억원의 차익이다.

임직원 전체로 봐도 카카오페이의 성과보상은 좀더 적극적이다. 카카오페이 임직원(858명)이 부여받은 스톡옵션(취소수량 제외)은 모두 536만주로 공모가 상단 기준 기대차익 4850억원이다. 카카오뱅크 임직원(954명)은 468만주를 받아 기대차익은 공모가 상단기준 1591억원, 장외가 기준 3790억원이다.

카카오 전체로봐도 금융부문에 대한 보상은 남다르다. 카카오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이는 총수인 김범수 의장이 아니다. 김 의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54억3200만원(급여 5억원, 직책수당 3200만원)이다. 그룹 ‘연봉 킹’은 카카오 여민수 대표다. 그는 지난해 64억800만원을 받았는데, 급여가 4억5000만원, 성과급 16억2400만원으로 류 대표 보다 많다. 여 대표는 보유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해 44억5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남은 미행사 물량의 현주가 기준 차익은 약 94억원이다. 현재 보수로는 여 대표가 류 대표나 윤 대표 보다 훨씬 많지만 스톡옵션이 행사되면 순위는 역전될 수 있다. 최근 카카오에 흡수 합병된 카카오커머스 홍은택 대표도 회사에 보유지분을 넘기면서 182억원을 손에 쥐었다.

카카오는 경쟁사인 네이버와 비교해 경영진 보상에서 급여보다 성과 비율이 높은 편이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의 지난해 보수는 급여 12억원에 상여 22억3500만원이다. 스톡옵션은 초기에 부여받은 2만주에서 변동이 없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급여 7억6000만원, 상여 16억8000만원이았다.

빅테크 경영진 거의 대부분이 최소 한 두 번의 이직경험이 있다. 전통 대기업 CEO들과 달리 이들에게는 ‘○○맨’ 같은 표현도 쓰지 않는다. 평생직장의 개념도, 연공서열의 개념이 적다. 조직을 위한 개인의 희생보다는, 개인의 성과만큼 조직이 보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서울에 집 한채 사기 어려운 세상이다. 조직을 위해 희생하며 연공서열 따라 고액연봉 받는 위치까지 올라가려면 20년 이상은 족히 걸릴 지 모른다. MZ세대에는 답답한 길이다. 인재를 모으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도 없다. 카카오나 빅테크의 스톡옵션 보상방식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오랜 관행들에 대한 변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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