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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모르는 투명 떡볶이 열풍?” K-떡볶이가 달라졌다 [식탐]
한국떡볶이 인기 따라 현지화된 메뉴들 등장
밀키트 등 더 간편해진 형태로 해외시장 진출
소스 개발과 ‘푸디문화’ 확산으로 수출증가 기대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가래떡 대신 투명한 떡볶이가 베트남에서 유행하고 있다. 우리도 몰랐던 형태의 떡볶이다. 다른 나라에서 ‘불닭’ 맛이나 ‘밀키트’ 형태 등 기존에 없던 한국떡볶이 제품들이 인기리에 수입되고 있다. 한국인의 국민간식 ‘떡볶이’가 해외에서 관심받으면서 그 맛과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베트남 ‘라이스페이퍼’ · 중국 ‘단황’… 떡볶이도 현지 입맛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GS25’ 편의점. [GS리테일 제공]

베트남은 ‘떡볶이 붐’이 일어난 대표적인 아시아 지역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GS25’ 편의점은 즉석조리 떡볶이까지 판매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편의점에서 조리하는 떡볶이는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현지화된 떡볶이도 유행한다. 쌀가루로 만든 얇은 쌈 종이인 라이스페이퍼를 떡 대신 주재료로 활용한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는 우리가 월남쌈을 쌀 때 쓰는 그 라이스페이퍼가 맞다. 현지에서는 베트남 음식(월남쌈·샤부샤부·튀김류 등) 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그 종이가 어떻게 떡이 돼?’라는 의문이 들지만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불린 후 두 장 정도를 겹쳐 돌돌 말아주면 가래떡 모양이 된다. 색감은 더 투명해진다. 최성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하노이지사 관계자는 “라이스페이퍼를 활용한 떡볶이가 현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떡은 베트남에서 구하기 어렵지만 라이스페이퍼는 구입이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라이스페이퍼 안에 치즈나 고기·채소 등을 다양하게 넣을 수 있어 취향에 맞는 떡볶이 조리가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현지화된 떡볶이 메뉴가 거꾸로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는 ‘라이스페이퍼 떡볶이’ 사진과 레시피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국의 떡만큼 쫄깃쫄깃하고 생각보다 맛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며 ‘핫’한 떡볶이 메뉴로 떠올랐다.

국내 SNS에 올라온 라이스페이퍼 떡볶이들. [인스타그램 캡처]

중국에서도 떡볶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지속해서 인기를 끌어온 ‘K-푸드’다. 특히 한류 영향을 받은 젊은 층에서는 ‘트렌디한 음식’으로 통한다. 중국 대표 온라인쇼핑몰 T몰이나 징둥마켓 등에서도 쉽게 떡볶이를 구입할 수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자 현지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은 ‘단황(蛋黄·절인 오리알의 노른자) 맛 떡볶이’를 출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현지 기업까지 중국 입맛에 맞는 떡볶이맛을 개발하면서 해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불닭 맛·밀키트’…다양한 맛과 형태로 떡볶이 수출

국내 기업들도 떡볶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9년부터 컵떡볶이인 ‘불닭떡볶이’와 ‘까르보 불닭떡볶이’를 미국, 태국, 필리핀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를 홀린 ‘불닭 소스’를 활용해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떡볶이를 만들었다.

가장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기존 컵떡볶이 제품은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형태였으나 뜨거운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오푸드 컵떡볶이’(대상)가 베트남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불닭떡볶이'(오른쪽), '오푸드 컵떡볶이'(왼쪽). [삼양식품·대상 제공]

가정에서 떡볶이를 직접 만들고 싶다면 밀키트 제품을 통해 가능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국내 기업 ‘신전떡볶이’는 호주에서 재료와 소스를 따로 포장하는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월매출이 최고 1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집에서 쉽게 만들어보는 ‘재미’와 입맛에 맞는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소다.

호주에서 밀키트 형태로 떡볶이를 판매 중인 ‘신전떡볶이’.

국내레서는 핑크빛 ‘로제 떡볶이’ 인기…다양한 개발을 통한 수출 기대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빨간색을 버리고 서구의 소스와 손을 잡은 떡볶이가 인기다. 바로 고추장 양념에 크림소스를 섞어 만든 ‘로제 떡볶이’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어메이징피플스 ‘배떡’은 이 로제 떡볶이를 밀키트 형태로 만들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어메이징피플스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K-로제’ 열풍을 해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로제 떡볶이 밀키트를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밀키트 형태로 로제 떡볶이를 수출하는 어메이징피플스 ‘배떡 로제 떡볶이’(왼쪽), 라비퀸 ‘로제 떡볶이’(오른쪽). [어메이징피플스·라비퀸 제공]

그동안 떡볶이 수출의 최대 장벽은 ‘식감’과 ‘매운맛’이었다. 서구권에서는 쫄깃한 식감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운맛 역시 부담스러운 요소였다. 하지만 이제 떡볶이는 국내뿐 아니라 각국에서 다양한 맛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산된 ‘푸디(foodie) 문화’도 작용했다. 단순한 식도락·미식가를 뜻했던 푸디 개념은 음식을 ‘놀이’와 ‘문화 경험’으로 즐기는 의미로 확장됐다. 지루한 일상이 어이지면서 음식을 통해 위안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푸디문화 확산으로 ‘K-떡볶이’를 먹고 SNS에 공유하는 일은 ‘즐겁고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푸디문화 확산으로 쫄깃한 식감이나 이국적 소스를 시도하려는 외국인이 많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소스와 형태가 개발된다면 떡볶이는 앞으로의 수출이 더 기대되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떡볶이 수출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4846만3000달러(약 572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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