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9900원에 11번가·직구·웨이브 등 이용
쿠팡·이베이·네이버 독주에…신규 고객 흡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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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치열해진 e커머스 경쟁에서 고객을 묶어둘 핵심 무기로 떠오른 유료 멤버십에 하반기 SK텔레콤(11번가)까지 뛰어들면서 시장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쿠팡,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등 기존 강자들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아마존을 등에 엎고 등장할 SK텔레콤의 통합 유료 구독서비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T 유료 구독 서비스 ‘우주(宇宙)’와 연계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이달 말께 오픈할 예정이다. 우주는 당초 8월에서 출시가 연기된 상태로 월 9900원을 내면 11번가와 아마존의 무료배송 서비스, OTT ‘웨이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을 이용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SKT가 야심차게 중비한 여러 혜택 중에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다. 구체적 형태는 아직 미공개 상태지만, 국내 소비자가 미국 아마존 상품을 손쉽게 쇼핑하고 빨리 받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일각에서 언급된 것처럼 11번가의 직매입이나, 국내 물류센터를 이용한 형태는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직구 서비스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무엇보다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과 직접 손을 잡고 내놓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해외직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 고객 관심을 끌기만 한다면 유료 멤버십의 성공적 정착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SKT가 유료멤버십에 드라이브를 건 이유는 쇼핑을 많이 할수록 이익을 보는 멤버십의 설계 구조 뿐 아니라 주 소비계층인 30~40대의 이용률이 높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의 연령별 가입율은 30대 57.1%, 40대 59.9%로 나타났다. 자주 이용하는 유료 멤버십은 쿠팡(61.9%), 네이버(41.8%), 이베이코리아(32.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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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e커머스들은 한 달에 몇 천원의 비용을 부담하면 할인, 배송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와우멤버십 회원이 47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270만명), 네이버플러스 멤버십(250만명)가 뒤를 잇는다. 3강 체제가 확고하게 굳어진 상태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이커머스업체들은 유료 멤버십 회원도 적은 편이다. 11번가 역시 자체 유료멤버십 ‘올프라임’을 운영해왔으나 지난해 11월 종료했다.
각 멤버십별로 차별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후발주자나 하위권 업체라면 차별화된 서비스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쿠팡은 배송, 이베이코리아는 할인, 네이버는 최대 5%의 적립률이 강점으로 꼽힌다. SKT의 유료 멤버십의 성공 여부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등 서비스 혜택이 시장에서 얼마나 파급력이 있을 지가 관건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직구 거래액이 4조원 정도로, 이 중 아마존 고객 일부를 11번가가 끌어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다른 곳에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고객을 늘리고, 멤버십으로까지 연결된다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점유율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커머스업계의 지각변동에 따라 유료멤버십 회원 성장세도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객 둘 중 한 명(52.8%)은 이커머스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상태로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의 약진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는 전년 대비 무려 26.1%p나 늘었다.
반면 쿠팡 유료 멤버십 이용자는 4.6% 증가에 그쳤다. 콘텐츠 경쟁력이 약한 스마일클럽은 이용률이 1년 사이 16.4%포인트 감소했다.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을 60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이미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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