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린고비족도 리셀러도…중고시장으로 다 모이네
하이마트가 출시한 '하트마켓' [롯데하이마트 공식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연 20조원’ 규모로 우뚝 올라선 국내 중고거래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스타트업 위주였던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 대·중소기업, 최근에는 일반 소비재를 판매하던 기업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지도 늘어났다. 중고거래도 온라인 쇼핑처럼 가격비교 및 배송·간편결제 등 서비스를 따져가며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전이나 도서를 위주로 판매하던 기업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뿐만 아니라 모든 걸 사고팔 수 있는 ‘러브마켓’을 지난 5일 공개했다. 자사 온라인쇼핑몰 내에 론칭한 하트마켓은 중고제품뿐만 아니라 전국 하이마트매장에 있는 진열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도 지정 택배사를 통한 전국 배송 거래가 가능한 중고거래 플랫폼 ‘알라딘마켓’을 출시했다. 두 기업 모두 주력 제품의 중고거래에서 시작해 일반 중고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중고 플랫폼을 확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통기업이 중고거래 영역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롯데쇼핑은 회원 2300만명을 보유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했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에 300억원 가량 지분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당시 일본의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처럼 중고나라를 안전거래 시스템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키운다는 전망이 나왔다. GS리테일은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과 제휴를 통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네이버카페 속 ‘이웃 톡’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회원 간 중고거래를 연결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기업들이 연이어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 국내 중고시장도 있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이 고객 모집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고제품 구매는 대표적인 목적형 구매다. 거래를 위해서라면 새로운 플랫폼을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온·오프라인 매장에 중고거래를 유치해 신규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희귀 명품의 중고상품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하는 ‘플미(프리미엄의 줄임말)’ 거래 수요가 많아 기대가 더 크다.
실제 백화점이나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유치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BGZT랩(브그즈트랩)’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는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아웃오브스탁’이 입점했다. 이마트24는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업체 파라바라와 손잡고 주택가와 오피스 밀집 지역 매장 18곳에 중고거래용 설비인 ‘파라박스’를 설치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중고거래를 통해 자사 온라인쇼핑몰 접속자가 증가할 뿐 아니라 전국 매장에서 안전하게 거래하는 이용자가 증가해 궁극적으로 집객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배달 및 간편 결제다. 번개장터·헬로마켓에서는 택배사가 물건을 수거하는 택배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중고나라는 간편결제 서비스 중고나라페이를 출시했으며, 당근마켓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명품 검증, 거래 장소 제공과 같은 이색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하이마트는 전국 430여개 매장에 마련된 전용 테이블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안전하게 물품 거래를 할 수 있는 ‘하트테이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감정사를 영입, 검수를 통과한 명품 제품만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