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꼬북칩, 초코바이 바통 받아
중동에선 롯데 스파우트껌
미국 코스트코에 진열된 오리온 꼬북칩. 사진:오리온 |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지난 8월 국빈 방한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환영 만찬에는 후식으로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등장했다. 카자흐스탄 국기색과 유사한 하늘색인 민트가 들어간 올 여름 한정판 민트 초코파이었다. ‘서로 음식을 나누며 정을 나눈다’는 의미의 ‘정’(情)이 대표 이미지인데다, 카자흐스탄에서 ‘국민 간식’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있는 점을 고려해 선택됐다고 한다.
‘K스낵’이 국빈 만찬 테이블에 오를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미국,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K스낵’의 명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6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오!감자’는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마라새우맛, 토마토맛, 스테이크맛 등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한해 중국에서만 22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일 브랜드로 2000억원을 넘어선 ‘더블 메가브랜드(연 매출 1000억원 이상 브랜드)’에 올랐다.
베트남에서는 ‘포카칩(현지명 오스타)’이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해조류맛, 김치맛, 스테이크맛, BBQ맛 등으로 출시돼 베트남 생감자스낵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포카칩 김치맛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한국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베트남 포카칩 전체 매출에서 35%를 차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감자스낵은 통상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 레저와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과자로 꼽히는데,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오!감자' 제품. [오리온 제공] |
‘꼬북칩’은 오리온 초코파이의 대를 잇는 차기 히트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스낵의 본고장인 미국에 2018년부터 수출된 ‘꼬북칩’은 독특한 모양과 차별화된 식감, 달콤 짭짤한 맛으로 미국 소비자들사이에 입소문이 번지며 미국 최대 창고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에 이어 최근에는 샘스클럽까지 입점했다. ‘플레이밍 라임맛(매운맛)’은 미국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를 겨냥해 특별히 만들어졌다.
‘꼬북칩’은 호주에서는 100년 역사를 가진 대형 유통업체 ‘콜스’에 올해 처음 입점하고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등 호주 주요 지역으로 꼬북칩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부터 현지명 ‘랑리거랑(浪里个浪)’으로 콘스프맛, 마라새우맛, 초코츄러스맛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롯데제과 초코파이는 인도 초코파이 시장의 90%를 판매하는 절대강자다. 롯데제과 초코파이는 지난해 기준 400억원을 판매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2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초코파이 12개들이에 150루피(약 2400원)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책정한 고급화 전략, 채식 인구를 겨냥해 마시멜로에 사용되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한 현지화 전략 등이 먹혔다.
중동에서는 롯데제과 스파우트껌이 연간 500~600억원 정도 팔리고 있다. 이 껌은 한국에서 1980년대에 나왔으나 단종된 상품이다. 스파우트껌은 네모난 튜브 타입으로 속에 액상쨈이 있어 씹는 순간 톡터지면서 꿀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껌 속에 쨈이나 꿀이 들어가면 아이들이 씹는 제품으로 생각하지만, 중동지역에서는 오히려 참신한 맛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 빼빼로는 동남아 지역에서 연간 200억원어치가 팔리며 인기다. 2~3년 전부터 빼빼로데이가 알려지면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한국의 문화가 K과자의 붐업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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