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100% 케이지-프리(Cage - Free)’ 전환을 선언했다.[갤러리아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최근 가치소비 트렌드에 따라 ‘난각번호 1번’ 달걀 등 동물복지 제품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좋은 환경에서 키워진 품질이 검증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100% 케이지-프리(Cage - Free)’ 전환을 선언했다. ‘케이지 프리’란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 등에서 생산된 달걀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명품관과 고메이494 한남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케이지 프리 달걀(난각번호 1, 2번)만 판매할 예정이다. 갤러리아 광교, 대전 타임월드 등 지방 점포는 2022년까지 70%, 2023년까지 100% 전환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진정성 있는 케이지 프리 실천을 위해 동물 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MOU를 체결, 실천 이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계란 소비를 포함한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이슈 및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동물 복지 선진화와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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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달걀은 난각표시제에 따라 산란일자 4자리, 생산자고유번호 5자리, 사육환경번호 1자리가 찍혀있다. 제일 끝자리인 사육환경번호는 1~4번까지로 방사사육이 1번, 케이지에 가두지 않는 실내사육이 2번으로 1~2번 달걀이 케이지프리 달걀로 분류된다. 이미 케이지 프리는 세계적인 추세로,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도 올 초 2030년까지 모든 식용란을 동물복지 달걀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이들 제품에 대한 선호는 뚜렷이 나타난다. 이마트에서 동물복지 달걀은 올해 110억 규모로 성장했다. 산란계에 자유로운 활동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140여 개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야하는 동물복지 달걀은 일반 계란에 비해 2~3배 가량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9월까지 39.5% 매출이 늘었다.
지속가능성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먹는 것 하나에도 이러한 가치를 담는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좋은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키우는 것이 동물복지로, 이러한 식품이 결국 내 몸에도 좋다는 인식이다.
이에 가치소비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온라인몰도 약진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가치소비 온라인몰 달리살다는 지난해 10월 론칭 이후 1년만에 일 평균 매출 규모가 7배(621%)로 성장했다. GS리테일 측은 “소비로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문화 확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달리살다의 구독 서비스인 ‘달리드림멤버십’(월 3900원) 이용 회원 수는 6.5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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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살다에서 난각번호 1번 달걀로 알려진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은 단품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최다 검색량 기록도 세웠다. 친환경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의 베스트상품도 난각번호 1번 달걀이다. 오아시스마켓은 동물복지 달걀과 우유 등을 타업체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다. 식탁이있는삶이 운영하는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판매된 동물복지·유기농 관련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5배 더 늘었다.
달걀은 물론 소·돼지, 닭까지 동물복지 흐름은 이미 대세다. 이마트는 올해 10월 처음으로 동물복지 계육 2종(백숙용 1㎏, 볶음탕용 900g)을 론칭했다. 롯데마트는 하림 ‘자연실록 동물복지 IFF 닭고기 3종’ 판매를 최근 시작했다. 동물복지·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농가에서 키운 건강한 닭에 IFF(Individual Fresh Frozen) 기법을 적용한 프리미엄 냉동 제품이다. 앞서 6월에도 롯데마트는 ‘동물복지 수비드 닭가슴살 5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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