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사료 품귀 현상에 ‘사재기’까지
국내 브랜드, 갓지은 사료 구독 서비스·無보존료 강조
하림이 선보인 ‘가장 맛있는 30일’ 프리미엄 휴먼그레이드급(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 등급을 사용한) 사료. [하림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글로벌 물류 대란에 반려견·반려묘 수입 사료가 품귀 사태를 빚고 있다. 수입사료 점유율이 높은 펫푸드 시장에서 국내 식품 기업들은 수입 사료 품귀 현상을 맞아 ‘신선함’과 ‘無보존제’를 앞세워 틈새를 노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로얄캐닌 등 수입 사료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수입 사료는 연초에 대량으로 국내로 들여와 이를 단위 별로 다시 소분해 판매된다. 그러나 매년 팻팸족(pet+family)의 증가로 수입 물량보다 수요가 많아 연말에 항상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는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코로나19로 항구 내 조업 인력이 줄어 인력난이 발생한 데다가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물류비용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상해 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 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는 지난 15일 기준 4588.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48.87보다 3배 이상은 뛰었다. 이에 더해 ‘위드 코로나’ 기조와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각국의 물류가 급격히 늘면서 항구마다 병목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펫프렌즈’ 등 반려동물 쇼핑몰에서는 로얄캐닌 라인 사료 10종 이상이 품절되거나 영국의 트루라인 등의 판매가 중단됐다. 네이버의 반려견, 반려묘 카페에서는 ‘사료 10㎏짜리를 미리 사둬야하냐’, ‘오히려 사재기 하다가 동나는 것 아니냐’는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수입 사료 품귀 현상으로 국내 식품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사료라도 수입 기간이 길어 보존료를 첨가하는 해외 사료들과 달리 ‘갓지은 사료’를 콘셉트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림은 지난해부터 ‘가장 맛있는 30일’이라는 프리미엄 휴먼그레이드급(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 등급을 사용한) 사료를 선보였다. 지난 2월부터는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 정기 구독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정기배송 요일을 선택하면 2주에 한번 오늘 생산된 사료를 오늘 발송해주는 서비스다. 사료 포장지에는 생산 일자를 표기해 해외 프리미엄 사료와 차별점을 뒀다.
하림에 따르면 ‘가장 맛있는 30일’은 지난해 대비 30% 성장했고 올해 2021년 2월에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며 성장세가 빨라졌다. 정기 구독 서비스는 지난 2월 론칭 이후 월 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도 ‘동물복지’를 내세운 사료에 이어 간식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해 동물복지 계사에서 기른 닭으로 만든 반려견 사료 ‘아미오 자연담은 식단 3종’을 출시했다. 아미오는 지난해 전년 대비 30% 성장한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수입 프리미엄 사료가 인기지만 수입 과정에서의 보존료 첨가, 간헐적 공급 차질 문제가 있다”며 “국내 브랜드는 신선함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