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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는 속도 느려진다면 근감소증 의심해야
나이 들수록,근력·근육량 떨어지는 근감소증 나타날수록 보행속도 느려져
웨어러블 기기로 보행속도를 측정하는 어플리케이션 화면[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보행속도는 노인의 근감소증과 노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노년기 건강의 핵심 지표로 알려져 있다. 노인들은 신체 여러 기관의 생리학적 기능과 예비력 감소로 인하여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한 상태를 의미하는 ‘노쇠’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노쇠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느린 보행 속도다.

이 때문에 노년기 적절한 보행속도를 유지하느냐가 신체활동 능력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써, 보행속도는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근감소증이란 근육량의 감소 및 근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고 낙상 빈도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 참여도도 감소시킨다. 과거에는 자연적인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각국에서 근감소증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고 한국 역시 올해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근감소증을 포함했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와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 연구팀이 노인들의 실제 보행 속도의 특징 및 근감소증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독립적으로 보행이 가능한 50세 이상의 성인 남성 106명(평균 연령 71세)을 대상으로, 4주간 벨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하여 실제 보행 속도를 측정하고, 근육량과 근력 검사를 실시해 근감소증과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참가자의 총 21만 회 이상의 실제 보행 속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일상생활 보행속도는 1.23m/s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의하게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이 있는 참가자는(1.12m/s) 근감소증이 없는 참가자(1.23m/s) 보다 유의하게 낮은 보행속도를 보였다.

근력 검사를 통해 근력이 낮은 참가자(악력 28kg)와 정상 근력을 가진 참가자를 구분, 보행속도를 비교해보니 근력이 낮은 참가자의 평균 보행속도는 1.15m/s, 정상 근력 참가자는 1.23m/s로 차이가 있었다.

근육량이 적은 참가자(골격근질량〈7.0kg/m2)와 정상 근육 질량을 가진 참가자의 경우에도 각각 1.22m/s, 1.25m/s의 차이를 보이며, 일상생활의 보행속도가 곧 하지 골격근량과 유의하게 관련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지금까지는 주로 검사실에서 1-2회의 단발성 측정이 이루어져 실제 보행속도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연구는 간편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개개인 실제 보행속도를 연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벨트 형태의 기기를 사용해 사용자 스스로도 보행속도를 확인할 수 있고, 실제 보행속도가 저하되는 경우에는 근감소증 관련 진료의 필요성을 인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A사의 스마트벨트를 이용했다. 보행속도 이외에도 착용자의 허리둘레, 과식 및 활동 습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제1저자인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는 “보행속도는 노쇠의 주요 예측 인자이자 근감소증 진단 및 기능상태 평가에 있어 대단히 의미 있는 평가 도구”라고 했다.

그는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보행속도뿐만 아니라 보행균형 등 노인 보행과 관련된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진료 모델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된 연구결과는 국제 SCI 저널인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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