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의 핵심 트렌드로 ‘공간의 힘’을 강조했다. [글로우서울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공간이 가지는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저 공간이 상품을 진열하거나 제공하는 곳이라면 모조리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유정수(42) 글로우서울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의 핵심 트렌드로 ‘공간의 힘’을 강조했다. 노후공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담아 개발하고, 새로운 상권을 탄생시켜 온 유 대표다운 대답이다.
글로우서울은 서울 익선동 프로젝트 등 도시재생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공간 기획 스타트업이다. 온천집, 청수당, 살라댕방콕 등 식음료(F&B) 브랜딩에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의 시그니처 공간인 ‘글라스빌’을 선보이며 또 한번 명성을 확인했다.
산을 배경으로 거대한 유리온실을 연상시키는 글라스빌은 10개의 독립된 개별동으로 기존 아웃렛 공간의 틀을 깨고 휴식, 체험 등 자연 속 쇼핑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글로우서울은 경기 의왕시 학의동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공간 기획에도 참여했다. 타임빌라스를 방문한 고객들의 모습.[롯데쇼핑 제공] |
글로우서울은 경기 의왕시 학의동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 공간 기획에도 참여했다.[롯데쇼핑 제공] |
유 대표는 “매장에서 먹을 때와 배달시켜서 먹을 때 만족도의 차이가 없는 음식이라면 홀매장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OTT 서비스로 영화를 볼 수 있어도 영화관에 가듯이 직접 방문 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힘을 가진 공간은 더욱 번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글로우서울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서울 익선동, 대전 소제동 프로젝트 등이다.
소제동은 오래된 철도 관사촌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대전에서 가장 힙한 동네로 통한다. 여러 성공스토리를 쌓아올렸지만, 유 대표가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로는 현재진행형인 창신동 프로젝트를 꼽는다.
유 대표는 “‘글로우서울은 상권과 입지를 따지지 않는다. 우리가 곧 상권이자 입지를 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우리 모토다. 하지만 정말 해발 120m의 서울 하늘 아래 꼭대기 달동네에서 통용될 지 창신동은 우리에게도 한계 테스트에 가까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까지 아침 오픈 전부터 줄 서 있는 매장은 많았지만, 창신동에서 본 그 줄은 너무도 감사하고 고맙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글로우서울은 공간 개발 전문이지만, 콘텐츠 기업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아무도 찾지 않던 노후지역을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동네로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공간 디자인을 넘어서, 글로우서울의 브랜딩 능력이다. 이에 글로우서울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율성을 침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프로젝트에 수반된 모든 변수를 고려하며 일을 진행하는데 그 판단이 설사 클라이언트라고 할지라고 외부에 좌지우지되면 결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없다”며 “물론 우리를 믿고 맡기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99%의 성공이 아닌 단 한차례의 실패도 없어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우서울이 업계에서 ‘슈퍼을(乙)’로 불리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글로우서울은 5년 내 기업공개(IPO) 계획도 있다. 현재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중이다.
유 대표는 “우리 지향점은 디지털시대 전환에 맞게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를 이끄는 리딩컴퍼니가 되는 것”이라며 “상업 오피스 주거 등 인간이 활동하는 모든 영역에 걸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준비하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그룹들의 변화를 도와주는 솔루션 비지니스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