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디올백’. [디올] |
[헤럴드경제=이정아·신주희·박지영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배짱 영업’에 국내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디올이 가격인상 시점에 따른 ‘완불 웨이팅’ 지침을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공지하면서 고객들이 결제한 상품을 변경하거나 아예 결제가 취소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완불 웨이팅이란 미리 물건값을 내고 해당 제품의 입고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디올은 오는 18일부터 가격을 최소 10% 이상 올린다. 인상 품목에는 인기 제품인 ‘레이디 디올백’을 비롯한 가방류가 대거 포함됐다.
문제는 미리 결제하고 한 달여간 해당 상품 입고를 기다리던 고객들이 일방적으로 제품 취소 안내 통보를 받게 되면서 터져 나왔다.
이번 디올의 가격인상으로 인해 완불 웨이팅 고객의 경우 오는 17일까지 제품 입고가 되지 않으면 결제를 취소해야만 한다. 재고가 확보되더라도 이날까지 제품을 찾아가지 않으면 결제는 자동 취소된다. 다시 말해 가격인상 전에 제품 결제를 했더라도 해당 상품을 가격인상 시행시점일 전까지 받아보지 못하면 결제는 일방적으로 취소된다. 완불 웨이팅 취소는 본인이 결제 수단을 갖고 해당 지점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이를 거부할 경우 이미 결제한 금액은 디올 크레디트로 변경된다.
12~13일 커뮤니티 ‘시크먼트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게시글. [커뮤니티 캡처] |
12~13일 국내 최대 명품 커뮤니티 ‘시크먼트’에는 이 같은 디올 측 입장을 안내받은 고객들의 불만이 대거 게시됐다. 레이디 디올 램스킨을 완불 웨이팅한 A씨는 “18일 가격인상이 있기 때문에 재고가 있는 다른 색상으로 바꾸거나, 그렇지 않으면 인상된 가격으로 다시 웨이팅을 진행해야 한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24일 레이디 디올 스몰파드를 미리 결제 구입해 제품을 기다리던 B씨도 “해당 제품의 재고가 없기 때문에 가격인상 전까지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지 않으면 결제 취소를 해야 한다고 연락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C씨는 “셀러는 죄가 없다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통화를 마무리했다”며 “그런데 이번에 디올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너무 실망해 다시는 디올 매장에 가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디올은 지난 2019년 2월에도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완불 웨이팅 고객에게 차액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물론 샤넬·에르메스·불가리 등 다른 명품도 완불 웨이팅을 하더라도 제품을 찾는 시점에 가격이 이미 인상됐다면 차액을 받는다.
한편 디올은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현재 디올 측은 완불 웨이팅 고객에 대한 안내지침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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