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비중 15% 확대로 기회 포착
KT&G ‘1위 탈환’ 눈앞·BAT 10%대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연초부터 전자담배 시장에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다. 한국필립모리스(PMI), KT&G와 BAT로스만스 등 주요 업체들이 모두 대대적인 기기 할인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담배시장이 전반적으로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전자담배만 성장하는데다 PMI의 아성이 위협받을 만큼 고객들의 제품 간 이동도 자유로워 업체 간 경쟁이 뜨거워졌다는 분석이다.
▶아이코스도 할인…연초 마케팅 전쟁 뜨겁다=20일 업계에 따르면, PMI와 KT&G, BAT로스만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빅3가 연초부터 기기 할인에 나섰다.
보통 연초에는 금연을 결심하는 ‘프로 결심러’들이 많아 비용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다 보니 마케팅을 자제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 하지만 올해는 기기 할인에 인색한 PMI까지 나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정도로 이례적인 마케팅 전쟁이 벌어졌다.
실제로 PMI는 지난 19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코스3 듀오와 아이코스3 멀티 제품에 대해 특별구매코드를 제공하고 있다. 특별구매코드로 제품을 구매하면 13만원짜리 기기를 39% 저렴한 7만9000원에 살 수 있다. 친구 추천 구매는 6만9000원, 보상 판매는 4만9000원으로, 할인율이 각각 46.9%, 62.3% 올라간다.
KT&G 역시 연초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릴 솔리드 2.0과 릴 하이브리드 2.0 제품에 대한 할인쿠폰을 제공 중이다. 이 쿠폰으로 기기를 구매하면 20% 싼 8만8000원에 살 수 있다. 플리스와 미니,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2.0 등을 보상 판매하면 새 기계를 33.6% 저렴한 7만3000원에 살 수 있다. BAT로스만스도 지난 17일부터 글로 프로를 90% 할인된 9900원에 판매 중이다.
▶요동치는 시장…릴, 올해 아이코스 잡나=이처럼 담배업계가 이례적으로 연초 전자담배 마케팅에 나선 것은 담배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에도 불구,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만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3597억원이었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스틱 기준)는 지난해 1조8151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고, 2025년에는 2조4667억원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담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3.6%(정부 발표 기준)에서 연말 15.3%까지 확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여기에 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점도 연초 마케팅 경쟁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처음 출시된 지난 2017년 이후 부동의 1위였던 PMI가 후발주자인 KT&G에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로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A편의점의 포스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 현재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스틱 기준)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오른 4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15%포인트 하락해 45%로 내려앉은 PMI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KT&G가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BAT로스만스 역시 같은 기간 7%에서 10%로 3%포인트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KT&G가 기기 점유율에서는 이미 지난 2020년 PMI를 따라잡았다”며 “기기 보급률의 상승으로 전용 스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KT&G의 사례를 보며 경쟁사들도 기기 할인 경쟁에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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