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난무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유튜브나 소규모 인터넷언론사 등이 많아졌기에 하루에도 수많은 네거티브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정인의 진술 혹은 추측으로만 작성된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부른다. 가짜 뉴스는 심각한 양극화, 포퓰리즘, 기존 뉴스에 대한 신뢰약화와 높은 SNS 사용인 환경에서 많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쉽게 믿게 되는 이유는 ‘확증 편향’ 때문일 것이다. ‘확증 편향’이란 자기 생각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 하고, 어긋나는 정보는 거부하는 편향을 말한다. 자신의 기대나 판단과 일치하는 정보는 잘 믿고, 자신의 기존 신념과 상충될 때는 아무리 객관적인 증거라도 의식적으로 왜곡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정치관 및 이로 인한 일종의 편견이 가짜 뉴스를 사실로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확증 편향과 더불어 개개인의 성향도 가짜 뉴스와 관련이 있는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에 더 쉽게 빠지는 심리사회적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음모심리’라고 한다. “이 세상의 많은 중요한 일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 혹은 “정치인들은 결정을 할 때 항상 그들의 진정한 동기를 말하지 않는다” 등의 질문을 토대로 측정하는 성향인 ‘음모심리’로 인해 가짜 뉴스를 쉽게 믿게 된다는 것이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당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짜 뉴스를 3000만번 정도 회람했으나 클린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800만번 정도 회람했다. 좌파보다는 우파에서 가짜 뉴스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미국의 유권자 중 약 62%에서 선거 및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SNS로 얻는다고 하며, 주요 언론보다는 SNS의 가짜 뉴스를 더 믿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당시 몇몇 전문가는 가짜 뉴스가 아니었다면 트럼프가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선거에서 가짜 뉴스 및 SNS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국내에서도 대장동 문제, 의문의 죽음들, 후보자 가족의 문제 등등에 대해 수많은 가짜 뉴스가 생산되고 있으나 팩트체크를 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 국민으로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산되는 뉴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상대 진영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의 일환으로 정확하게 확인이 안 된 사실을 일단 터뜨리고, 상대 진영에서는 이를 무조건 가짜 뉴스라고 부정하면서 고발을 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은 국민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하며, 확증 편향을 더 심화시켜 갈등을 부추기기도 한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상대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면에서 그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확하게 검증된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미 수많은 채널을 통해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현명한 국민이 정보의 신뢰성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 각자는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후보를 검증하는 것만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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