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은 한라산·제주도민은 참이슬 찾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꼭대기층에 있는 포차. [롯데관광개발 제공] |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통창으로 비치는 야경을 보며 마시는 칵테일, 혹은 연인과 함께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나 파인다이닝 등 F&B(식음료) 매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한다면 이같은 우아한 풍경을 상상하기 쉽다. 무거운 술보다는 가벼운 칵테일, 소주보다는 와인을 주로 마시고, 위스키를 선택하더라도 온더락(얼음을 넣어 마시는 방식)으로 가볍게 한 잔하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제주 노형동에 위치한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38층 톱(Top)층 ‘포차’에서는 모두가 소맥(소주+맥주)를 마시고 있다. 포장마차 안주를 연상케 하는 해물 플래터에 지역 소주인 ‘한라산’으로 만든 소맥을 곁들여 먹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은 통창으로 보이는 제주 앞바다와 한라산, 노을이 분위기를 더해주다 보니 주당들 사이에선 “소맥 먹을 맛이 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투숙객들 뿐아니라 제주도민들까지 찾아와 이곳에서 소맥을 마실 정도다. 덕분에 제주 ‘소맥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이곳에서 소비되는 지역 소주 ‘한라산’의 연간 소비량은 4만여 병에 이른다.
16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개장 이후 1년 간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소비된 한라산은 총 3만9644병이다. 같은 5성급 호텔인 신라나 롯데에서 소비되는 소주가 400병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100배 가까이 많다. 제주 호텔 중에서 한라산 소비량이 두 번째로 많은 제주 쉐라톤그랜드 호텔보다도 1200병 정도 많은 수준이다. 이곳은 넓은 연회장에 결혼식 등 행사들을 다수 진행하는데도 드림타워보다 소주 소비량이 적다.
소맥 뿐아니라 소주 베이스 칵테일 인기도 소주 소비에 한 몫을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호텔 내 식음료 메뉴를 기획하면서 제주의 특색을 부각할 수 있는 ‘한라산 소주 칵테일’ 4종을 식음업장 6곳에서 모두 선보였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월드 클래스급 믹솔로지스트들이 참여해 만든 이 칵테일은 한라산21과 허벅술 등 제주 향토 주류가 베이스다. 지난 한 달간 판매된 한라산 소주 칵테일만 해도 810잔이다.
한편 드림타워 38층 포차를 찾는 제주도민들은 소맥을 즐길 때 한라산이 아니라 서울·경기지역에서 많이 마시는 참이슬을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역 소주 대신 ‘서울의 맛’을 찾은 셈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꼭대기 층에는 다른 호텔에서 찾아보기 힘든 포차 매장이 있다보니 고객들이 신선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매장의 뜨거운 인기로 인해 다른 F&B 매장과 달리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 입장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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