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종은 낮은 재발률과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뇌종양이라고 해서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흔히 뇌종양이라고 하면 뇌 자체에 발생하는 암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총칭하며, 양성과 악성을 모두 포함한다. 뇌종양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뇌수막종’이다. 50~60대 성인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 환자 비율이 더 높다. 수막종의 경우 많은 수에서 양성이며, 암이라 일컫는 악성의 가능성은 낮다.
▶신경압박 및 뇌압상승 등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 발현=뇌수막은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얇은 막으로, 경막, 지주막, 연막 총 3개의 막으로 구성돼 있다. 뇌수막 안에는 뇌척수액이 들어있어 뇌에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한 완충작용을 한다. 뇌수막종은 이러한 뇌수막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할 수 있다. 무증상 뇌수막종도 있을 수 있고, 가벼운 두통 증상으로도 발현된다. 종양이 큰 경우에는, 종양이 뇌를 압박하여 신경학적 이상증세인 구음장애, 편마비, 감각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뇌압 상승이 동반된 경우에는 두통과 구토를 유발한다. 이 외에도 위치 또는 크기에 따라 팔다리 운동 능력 저하 및 감각 마비, 간질 발작, 시력장애, 언어 장애, 성격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양성 뇌수막종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특정한 증상을 일으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변준호 교수는 “뇌수막종은 많은 경우에서 양성종양이며, 위치 및 크기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경우, 충분히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약을 복용해도 두통이 나아지지 않고,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MRI, CT 등 정밀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종양 크기 및 위치, 환자 상태 등 고려해 개두술 및 감마나이프 등 적절한 치료 결정해야=수막종은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진단하며, 종양의 위치, 크기, 형태 등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전산화단층촬영(CT) 및 뇌혈관 조영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수막종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드물게 2형 신경섬유종과 같이 유전적 질환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상 및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뇌수막종은 발생 부위 및 환자의 연령,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크기가 작을 경우, 주기적으로 MRI를 통한 관찰 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크기가 크거나 신경 압박이 있는 경우 수술을 통한 종양의 절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종양의 위치에 따라 환자에게 신경학적 기능장애가 우려되는 경우, 부분절제술 시행 후 방사선 치료 또는 감마나이프 등 방사선 수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변 교수는 “수막종은 낮은 재발률과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뇌종양이라고 해서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며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해야 하며,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도 내시경 수술, 개두술, 감마나이프 수술 등 가장 적합한 접근법을 잘 선택해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