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을 보유하거나, 고도근시자,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증 등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녹내장 고위험군에 속해 안과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검진에 나설 필요가 있다.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장년층 이상에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안질환으로 ‘녹내장’을 들 수 있다. 이는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이는 주로 높은 안압 등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다른 실명 유발질환에 비해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돼 문제가 커지기 전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미 시신경이 손상된 경우 이전 상태로 회복이 안 되기 때문에 안저검사를 포함한 정기검진 등으로 조기에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은 “40세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을 보유하거나, 고도근시자,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증 등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녹내장 고위험군에 속해 안과 주치의를 두고 꾸준히 검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녹내장의 경우 발병에서 자각증상까지 수 년 이상 걸린다”며 “이렇다 보니 조금이라도 눈에 이상이 생겼다고 느껴지면 바로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녹내장 발생 위험도 예측 포인트식 시스템으로 위험도 평가를 통해 녹내장 발생 가능성을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는 OHTS-EGPS 콜라보레이션에서 개발하고 미국 안과학회가 발행한 포인트식 시스템에 기반을 둔 평가다. 박 원장은 “5년 안에 적어도 한 눈에 녹내장이 발생할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나이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45세 미만은 0점, 45~55세 미만은 1점, 55~65세 미만은 2점, 65~75세 미만은 3점, 75세 이상은 4점 얻는다. 이어 안과에서 한 눈에 3번씩 안압을 측정한 뒤 양안의 평균 안압을 확인한다. 평균 안압(㎜Hg)이 22미만은 0점을, 22~24미만은 1점, 24~26 미만 2점, 26~28미만 3점, 28이상인 경우 4점을 얻는다.
평균 중심각막두께(㎛)도 파악하게 된다. 600 이상은 0점, 576~600은 1점, 551~575은 2점, 526~550 3점, 525 이하는 4점을 부여한다. 한 눈에 각각 한번씩 수직 시신경 유두비를 측정한 뒤 양안의 평균을 내는 것도 포함된다. 0.3미만은 0점, 0.3~0.4미만은 1점, 0.4~0.5미만은 2점, 0.5~0.6 미만은 3점, 0.6이상은 4점을 매긴다. 시야 검사 평균 험프리 PSD 수치(dB)도 확인하게 된다. 한 눈에 2번씩 측정한 뒤 두 눈의 평균을 낸 값을 평가정도로 삼는다. 1.8미만은 0점, 1.8~2.0 미만 1점, 2~2.4미만 2점, 2.4~2.8미만 3점, 2.8 이상은 4점을 얻는다.
박 원장은 “이들 요소를 더한 점수가 0~6점이면 5년 안에 녹내장이 발생할 위험도는 4% 이하라는 의미”라며 “이어 7~8점은 10%, 9~10점은 15%, 11~12점은 20%, 12점을 초과한 경우33% 이상으로 급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녹내장 발생을 예측하되 기존의 녹내장 환자에서 녹내장의 진행과 악화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예측 결과가 10% 이상인 경우 비용-효과 측면에서 녹내장 약물 치료가 필요할 우려가 있어, 추가로 녹내장 검사를 면밀히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주 원장은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한 경우 녹내장 발병률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첨단 진료장비를 갖춘 의료기관을 찾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인 녹내장 검사 관련 장비로 안압측정을 위한 ‘IOP’, 각막 두께 측정을 위한 ‘펜타캠(pentacam)’, 시신경 유두비 측정을 위한 ‘OCT’, 시야검사를 돕는 ‘VF’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상황에 따른 녹내장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박 원장은 “녹내장 치료목표는 더 이상 시야가 손실되지 않도록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라며 “상황과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레이저홍채절개술·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SLT) 등 레이저 치료, 스텐트삽입술·섬유주절제술·모양체광응고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질병이든 마찬가지이듯 녹내장 역시 조기에 발견할수록 시기능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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