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주목
구매력 갖춘 MZ세대가 인기 이끌어
[CU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 평소 캐릭터 제품을 좋아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인기인 짱구 ‘액션가면라멘’을 재고검색을 통해 겨우 구매했다. A씨는 “라면치고 비싼 4900원이었지만, 만화 속 상품이고 SNS에 리뷰도 많아 궁금했다”며 “키링은 기분전환용으로 하나 사봤는데, 이것 역시 모으는 재미가 있어 편의점에서 종종 산다”고 말했다.
포켓몬빵의 인기를 잇는 캐릭터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편의점에서 캐릭터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주 고객층인 2030세대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특히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노 재팬(NO JAPAN)’의 열기가 식으면서 친숙한 인기 일본 캐릭터들을 활용한 상품이 연달아 히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에서 캐릭터 상품의 숫자와 인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 상품은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로 큰 인기를 끈 빵은 물론 최근에는 열쇠고리인 키링(Key Ring)과 오뚝이 모양 장난감인 플리퍼즈(Flipperz)까지 인기 수집품으로 떠올랐다.
캐릭터 매출도 급증해 GS25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캐릭터 상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약 20배(1976.3%) 늘었다. 같은 기간 CU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2.5배 늘었다.
GS25에서 캐릭터 상품의 최근 한달 매출 순위를 보면 포켓몬과 짱구 상품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1위는 포켓몬마이키링이었으며, 2위는 포켓몬김, 3·4위는 포켓몬빵이 차지했다. 5위는 포켓몬키링젤리, 9위는 짱구키링젤리로 키링 제품의 인기가 높았다. CU는 같은 기간 캐릭터 시리즈별로 집계해본 결과 1위는 도구리가 차지했으며, 포켓몬, 쿠키런, 케로로, 짱구 간편식 시리즈가 뒤를 이었다.
캐릭터 상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2030세대다. 올해 CU에서 캐릭터 상품 매출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10대 19%, 20대 35%, 30대 32%, 40대 14%로 나타났다. MZ세대(1980년 초~2000년대 초 출생자)로 불리는 2030세대의 비중이 67%로 거의 70%에 육박하는 것.
특히 최근에는 포켓몬, 짱구는 물론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등 산리오 캐릭터까지 일본 캐릭터 상품의 인기가 돋보인다. 포켓몬빵 인기 당시에도 일본에 지급하는 로열티를 두고 논란이 있기도 했으나,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와 비교하면 시들해진 분위기다. 실제로 일본제품 구매의 심리적 지표로 볼 수 있는 일본맥주는 올해 1~8월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115%) 늘어났다.
[GS25 제공] |
[세븐일레븐 제공] |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핵심 타깃층인 MZ세대는 포켓몬을 비롯 다양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로 이들 캐릭터에 호감도가 높다”며 “구매력을 갖춘 이들을 겨냥한 캐릭터 제품들이 당분간 다양하게 출시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4일 ‘디지몬 어드벤처’의 인기 캐릭터 디지몬빵을 단독으로 내놨으며, GS25도 지난 15일 띠부씰이 들어 있는 ‘디지몬젤리’를 단독으로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디지몬빵 출시 이후 일주일 간 전체 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상승하기도 했다.
CU는 짱구 라멘 후속으로 ‘짱구는 카레대왕’ 제품을 출시했으며, 이달 케로로빵까지 선보였다. 케로로빵은 2006년 당시 일일 판매량이 80만개를 넘길 정도로 히트한 상품으로, 이번에 16년만에 재출시되자마자 품귀 조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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