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아이는 낯선 외부 요인에 대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경험하는 특징이 있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해소 전략으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정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유소영 교수가 아동·청소년의 타고난 기질 중 ‘위험회피’ 성향이 있는 아이는 스마트폰 중독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위험회피 기질이란 정신의학자 클로닝거가 분류한 네 가지 기질(자극추구, 위험회피, 보상의존성, 인내력) 중 하나로, 위험한 상황에 대한 감지력이 높은 성향을 말한다. 위험회피 성향을 가진 아이는 매사에 조심성이 많고 신중한 특징이 있으며, 낯선 장소나 사람, 물건 등에 대해서는 쉽게 불안해하거나 예민한 모습을 보인다.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소영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 의정부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평균 연령 13.2세의 아동·청소년 18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구조 요인 이해를 위한 임상 연구’를 진행, 아동·청소년의 성격과 스마트폰 중독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에서는 위험회피 성향과 스마트폰 중독 간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각 변수의 상관관계를 연구 시작 3개월 및 6개월째 시점에서 평가했는데 네 가지 기질 중 위험회피 성향만이 모든 시점에서 스마트폰 중독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p〈0.01), 일상 스트레스가 스마트폰 중독에 미치는 매개 효과 또한 위험회피 성향인 아이에게서만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기질에 따라 스마트폰 중독 위험 수준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위험회피 성향이 있는 아이는 낯선 외부 요인에 대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경험하는 특징이 있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해소 전략으로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위험회피 성향이 있는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는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해 아이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 최신 연구’에 지난 9월 게재됐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