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 시즌
‘애도 분위기’에 소비심리 위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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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고물가에 더 각광받은 유통 채널인 편의점이 3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유통가의 마케팅 자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편의점 비수기인 4분기는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편의점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3일 실적을 발표한 BGF리테일의 경우 매출은 2조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15억원으로 31.7% 증가했다. 오는 8일 실적 발표를 앞둔 GS리테일도 편의점사업부 업황 개선 등에 따라 매출이 2조9612억원(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할 전망이다.
편의점업계가 3분기 호실적을 보인 것은 여름성수기를 맞은 데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수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편의점의 도시락, 가정간편식(HMR)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편의점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4분기다. 유동인구 영향이 큰 편의점은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4분기가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힌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하는 소매유통업체 경기전망지수(RBSI)에서도 4분기 편의점지수는 60으로, 전 분기 103에서 크게 하락한 바 있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그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선방했던 편의점이었지만 4분기 비수기 우려는 피해갈 수 없었다.
편의점은 비수기 대응을 위해 빼빼로데이, 수능, 크리스마스 등에 맞춰 활발한 마케팅을 실시하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빼빼로데이는 편의점마다 각종 컬래버레이션(협업) 상품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벌여왔지만 올해는 국가애도기간과 겹치면서 마케팅활동 자체를 하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GS25는 ‘짱구’, CU는 ‘위글위글’ ‘어프어프’ 등의 컬래버상품을 주력으로 준비했지만 홍보시기를 국가애도기간 이후로, 예년보다 늦춰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발주가 된 상태이고, 점주들의 매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진열과 판매는 예정대로 하지만 화려한 장식이나 조명 등은 지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활한 가맹점 운영과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해 상품 모음 진열, 할인 프로모션 등은 진행하겠지만 떠들썩한 이벤트 분위기는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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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가라앉은 사회적 분위기는 연말 유통가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으로 편의점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가격민감도가 낮은 편의점 특성상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매출증대 효과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의점은 객단가가 가장 낮아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따른 부담감을 크게 느끼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는 유통업태로, 9월 이후 주요 음식료기업들의 가격인상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진 만큼 외형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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