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MZ 이탈… 골프 시장 성장률 둔화
자라·골프웨어 브랜드도 스키 컬렉션 출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가 선보인 2022 스키 컬렉션. [자라 제공]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야외 스포츠 활동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스포츠 패션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물려 MZ(밀레니얼+Z)세대에 큰 인기를 끌던 골프웨어는 겨울철 비수기까지 겹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반면, 지난해까지 주춤했던 스키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16일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13일 겨울 스포츠 관련 상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스키·보드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으며, 스키·보드 가방과 고글은 각각 95%, 123%까지 신장했다.
지난해 겨울 스키·보드복은 매출이 44%나 급감했지만 올해는 다시 날개를 달았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 보드복 세트는 73%, 스키복 세트는 32% 판매량이 각각 증가했다.
스키족은 팬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스키 슬로프 운영 제한 조치로 최근 2년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 겨울에는 스키장들이 모든 슬로프를 정상화하는 등 본격적으로 정상 운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스키 인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스키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2020년 겨울 시즌 약 376만명에 이르던 스키인구는 2020~2021년 시즌에는 145만명까지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그러다 2021~2022년 시즌에는 이용객 수가 382만까지 반등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해 겨울에도 50%가 넘는 신장률을 보였던 골프 관련 상품은 올해 20%도 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달 G마켓에서 골프백 세트는 전년 대비 22% 판매량이 늘어난 데 비해 골프클럽세트는 판매량이 5%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골프 시장은 이 기간 골프 매니아층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이탈하면서 빠르게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 골프바지의 매출도 전년 대비 14% 신장한 데 그쳤다. 다만, 여성 골프의류는 올해 100%까지 신장했다. 최근 MZ세대 여성 사이에서 골프 원피스와 치마가 ‘프레피룩(미국 명문 사립학교의 교복 스타일)’ 등 평상복 패션으로 자리잡으면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슬로프 리오프닝으로 스키 관련 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골프 관련 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주춤한 추세이나 골프 자체가 꾸준한 수요가 있는 스포츠기 때문에 판매량이 급격히 줄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스키의 부상에 맞춰 패션업계도 분주해졌다. 특히 골프웨어로 잘 알려진 브랜드 역시 국내에서 스키복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인 제이린드버그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스키 컬렉션을 출시했다. 올해 9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독점 판권·라이선스 계약을 10년 연장하면서 국내에서 골프뿐 아니라 스키복 등 스포츠웨어 판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선보인 스키 컬렉션. [구찌 제공] |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도 올해 처음으로 스키 컬렉션을 론칭했다. 보온성과 방수 등의 고기능성은 물론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자라는 이번 2022 스키 컬렉션을 온라인스토어와 자라 강남역점·롯데월드몰점에서 판매한다.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도 마운틴 레저를 콘셉트로한 ‘구찌 아프레-스키(Après-Ski)’ 컬렉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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