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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을 살펴보면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잎이 뾰족한 침엽수에 갖가지 장식을 달아 만든다. 전나무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나무가 있다. 바로 구상나무다.
전 세계 크리스마스 트리인 구상나무의 학명은 ‘Abies koreana’. 복잡한 이름이지만, 이 중 유난히 눈에 띄는 게 있다. 바로 ‘korea’다. 우연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의 원조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구상나무는 한라산, 지리산 등 국내 높은 산 고산지대에서 사는 나무다. 잎 뒷면이 하얀색을 가진 게 특징이다. 요즘 대부분은 인공 나무를 사서 트리를 만들곤 하는데, 잎에 보면 하얀색이 일부 칠해져 있다. 눈을 따라하기도 했지만, 트리 원조 격인 구상나무를 모방한 것이기도 하다. 구상나무는 88 서울올림픽의 상징 나무로도 쓰였을 만큼 국내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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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가 전 세계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랑받게 된 데에는 역사가 있다. 구상나무는 1900년대 제주도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프랑스 신부에 의해 최초 발견됐고, 이후 1920년 영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윌슨 박사가 이를 학계에 ‘Abies koreana’으로 보고하면서 구상나무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후 국내 구상나무도 세계로 전파된다. 이후 구상나무는 세계 곳곳에서 품종개량을 거쳐 확산되고, 오늘날 크리스마스 트리를 상징하는 나무로 자리 잡았다.
구상나무는 이처럼 의미가 큰 나무이지만, 정작 한국에선 구상나무가 멸종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고 적설량이 감소하면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 서식지에서 절반 이상이 고사됐거나 고사가 진행 중이라는 조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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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주요 서식지인 제주도에서도 오는 2025년 국제연합산림연구기관(IUFRO) 주관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이 학술회의에서도 한라산 구상나무의 관리 및 보전 전략이 주된 논의 과제다. 제주도도 한라산 구상나무의 위기를 강조하며 이 국제학술회의 유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멸종위기에 직면한 크리스마스 트리. 구상나무를 미래에도 떠올릴 수 있을까. 국립산림과학원도 구상나무 묘목 복원 사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멸종위기인 고산 침엽수종 숲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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