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커피를 줄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디카페인 커피(decaffeinated coffee)를 마시면 이를 참아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가 커피 금단 증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대학 중독 의학 대학(School of Addction Medicine)의 류 밀스 박사 연구팀이 두통, 피로, 언짢은 기분, 과민 같은 커피의 금단증상을 디카페인 커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24시간 동안 커피 없이 지내도록 하고 이로 인한 커피 금단증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이어 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었다.
두 그룹엔 디카페인 커피를 주면서 한 그룹엔 디카페인 커피라는 사실을 밝히고 다른 그룹엔 일반 커피라고 속였다. 3번째 그룹엔 물을 주었다.
그로부터 45분 후 3그룹 모두에게 커피 금단증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다시 물었다.
그 결과 일반 커피라고 속인 그룹이 커피 금단증상이 가장 많이 해소됐다.
이 그룹은 커피를 마셨으니 금단증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도 그랬다. 플래시보(위약: placebo)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플래시보 효과란 약 성분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가짜 약을 효과가 있다면서 주면 환자에 따라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은 디카페인 커피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신 그룹 역시 커피 금단증상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보통 커피를 마셨을 때처럼 머리가 맑아지면서 힘이 생기는 기분이라고 대답했는데 이는 커피 금단증상이 상당히 해소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짜 약인 줄 알고 먹었는데도 효과가 나타나는 이런 경우를 오픈 라벨 플래시보 효과(open-label placebo effect)라고 한다.
다만, 오픈 라벨 플래시보 효과는 단기적일 뿐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커피를 줄이려고 하는 사람이 몹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이를 참아내는데 디카페인 커피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정신 약리학회(British Association for Psychopharmacology) 학술지 '정신약리학 저널'(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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