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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국내 1호 디지털 치료제 허가를 환영한다.

최근 국내 최초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국내 헬스케어기업이 개발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인 ‘솜즈(Somzz)’가 그 주인공이다. ‘솜즈’는 수면 습관, 수면일기, 이완요법이나 인지치료를 약 6~9주간 수행하게 함으로써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국내 3개 병원에서 시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디지털치료제에 관련된 법적·절차적 가이드라인이 확립돼 있지 않아 실제 환자들이 사용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디지털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처럼 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하는데 앱, 게임 또는 가상현실(VR)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되지만 질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1세대 합성의약품,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3세대 치료제로도 불리며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치료제 분야는 2017년 미국에서 약물중독 치료제인 페어테라퓨틱스의 ‘리셋(reSET)’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보고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치료제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73억4000만달러(약 23조1922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면서 급격히 증가되는 치료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디지털치료제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솜즈’와 같은 형태의 인지행동 치료 관련 디지털치료제는 의약품과의 시너지 효과 혹은 그 자체로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대면 치료 그리고 1대 1 치료의 비효율성을 크게 개선한다. 병원 방문 없이 실생활에서 쉽게 치료받을 수 있으므로 환자는 물론 의료인에게도 좋은 선택안이 된다. 이외에도 디지털치료제는 치료와 더불어 실시간 데이터수집을 통한 정밀한 진단까지 가능하다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디지털치료제가 좀 더 쉽게 많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의사의 적극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지털치료제가 생물학적 제제보다는 부작용이 적을 수밖에 없지만 보수적인 의료 분야 특성상 아직 더 많은 근거나 증거가 필요하다. 현재의 디지털치료제는 앱을 통해 인지행동 치료를 하는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웨어러블기기의 다양한 디지털센서를 통해 모은 자료들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그 평가에 따라 개인에게 맞춤화된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치료제가 될 것이다. 질병의 조기 진단, 조기 치료와 함께 예방 분야에서도 디지털치료제가 선도할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치료제는 바이오의약품 개발보다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그 속도가 빠르기에 정부, 기업, 의료기관 등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한 빠른 기술개발 그리고 이에 발맞춘 규제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과 의료가 접목되는 디지털치료제는 당연히 ICT강국인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기에 우리나라가 전 세계 디지털치료제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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