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감미료.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설탕을 대체하는 '저칼로리', '제로칼로리' 감미료가 식생활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하지만 설탕 대체 각종 감미료는 당뇨를 유발할 수 있고, 식욕이 오히려 증가해 과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장 및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크로스(이당류)가 첨가된 식품 출시는 16% 감소한 반면 설탕 대체품 첨가 식품은 급격히 증가했다.
조지워싱턴대 운동영양학과 부교수 앨리슨 실베츠키는 "이러한 저칼로리 감미료들은 식품 공급망 어디든 존재한다"며 "이를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기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설탕 대체품은 크게 수크랄로스, 아스파테임, 사카린 등 합성 감미료와 아룰로스, 스테비아, 몽크프룻(나한과) 추출물 등 '천연' 감미료로 나뉜다.
식품 포장지에는 주로 어드밴탐, 네오탐, 아세설팜칼륨 등 용어로 표기돼 소비자들이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 스테비아와 같은 감미료를 사용한 경우에는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광고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 대체 감미료는 아동용 시리얼과 주스 등 식품에까지 조용히 파고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학교 급식에 주로 올라가는 그릭요거트와 토르티야 랩 등에는 수크랄로스나 아세설팜칼륨이 첨가됐고, 초코우유에는 몽크프룻 추출물이 섞여 들어갔다.
WP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설탕 첨가 제품을 '건강' 식품으로 분류할 수 없도록 하면서 기업들이 인공 감미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부교수 조담 수에즈는 "기업들은 설탕 함유량을 줄이면서 더 많은 비영양성 감미료를 사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이러한 비영양 감미료는 '불활성 물질'로 신진대사의 변화 없이도 소화할 수 있다고 봤으나 최근 몇년 사이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 대체물이 장기적으로 내장 및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섭취량을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수에즈가 주도한 바이츠만연구소의 지난해 연구에서도 대체 감미료가 내장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의 구성과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음식을 효소와 비타민 등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대체 감미료로 인해 신진대사에 해로운 방향으로 변형된 것이다.
이 밖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를 유발할 수 있고, 단맛과 비교해 칼로리 섭취는 적어 뇌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특히 학술지 JAMA네트워크오픈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참가자와 여성 참가자들은 수크랄로스 함유 음료 섭취의 영향으로 오히려 식욕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미국 소아과학회는 FDA가 비영양 감미료 함유량을 지방이나 설탕처럼 기재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