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아주대 연구팀이 치매 환자의 약물 복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주사 제형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주대(총장 최기주)는 김문석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팀이 치매 질환 치료 약물인 도네페질을 함유한 주사 주입형 하이드로겔 제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제형 시스템을 활용하면 알약과 패치 형태로 하루 또는 사흘 간격으로 복용해야 하는 치매 약물 도네페질 제형을 2개월에 한 번씩 1회 주사로 대체할 수 있다. 기존 방식에 비해 복용 편리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는 것.
해당 내용은 ‘도네페질 약물 함유 주사 주입형 하이드로겔(Preparation and evaluation of injectable microsphere formulation for longer sustained release of donepezil)’이라는 논문으로 약물 전달 분야 저명 저널인 ‘약물 전달(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3월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아주대 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박사과정의 지윤배 학생이 제1저자로, 김문석 아주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미국 퍼듀대 약학대학 연구팀, ㈜메디폴리머도 연구에 함께 했다. ㈜메디폴리머는 약물 전달 및 의료용 소재 개발 기업으로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에는 도네페질(Donepezil)이라는 약물이 효과를 보인다. 이 약물은 경구제 또는 패치제로 활용되며, 1~3일 간격으로 복용해야 한다. 때문에 중증 치매 환자들은 약물 복용을 거부하거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주사 제형 시스템을 이용하면, 1회의 주사 주입을 통해 2개월 이상 약물을 혈중에 유지 시킬 수 있다. 이에 중증 치매 환자의 약물 복약 순응도를 향상시키고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
치매 환자의 약물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했다. 도네페질 약물을 마이크로사이즈의 미립구에 포함된 형태로 제조하고, 주사 주입 시 생분해성 하이드로겔과 함께 투입했다. 이를 통해 미립구 내의 약물이 미립구에서 하이드로젤로 방출되고, 그 후 혈중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했다. 도네페질 약물이 미립구 내에 포함된 형태로 제조되면 1차적으로 약물의 방출이 지연되며, 이후 도네페질 약물이 하이드로젤로 방출됨에 따라 2차 방출 지연이 일어난다. 이를 통해 혈액 중 약물이 장기간 유지되도록 조절할 수 있다.
김문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도네페질 약물 함유 미립구 하이드로겔 제형을 활용하면 중증 이상의 치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아가 류마티즘 관절염과 항암 치료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주대 연구팀의 이번 연구 성과는 류마티즘 관절염의 치료 약물을 질환 부위에 직접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식과 고형암에 항암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질환 부위에 약효를 최대한 유지시키고 다른 장기에는 약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해당 내용을 ㈜메디폴리머와 함께 임상 적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 및 대학중점연구소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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