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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심장이 이따금 고르지 않게 뛰는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AF)이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그 가능성은 여성이 남성 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모리 대학 간호대학 심혈관 간호학과의 캐스린 우드 박사 연구팀이 미국 알츠하이머병 관리센터(NACC)의 동일 집단 연구 참가자 4만3630명(평균연령 78.5세, 여성 46%)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가 24일 보도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이따금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마치 그릇에 담긴 젤라틴처럼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수가 급상승하는 현상이다.
심방세동은 뇌로 가는 혈류량을 감소시켜 뇌 허혈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인지기능이 손상되면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잦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심계항진), 호흡곤란, 무력감의 형태로 나타나며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 참가자의 11%인 4593명은 연구 시작 때 심방세동이 있었고, 나머지 3만9037명(89%)은 심방세동이 없었다.
이들은 매년 최소한 3번 이상 병원에서 신경심리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검사 성적에 따라 이들을 인지기능 정상,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치매로 분류했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상태를 말한다. 다만,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심방세동과 인지기능 저하 또는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평균 4년의 추적 관찰 결과, 이들 중 인지기능이 정상으로 분류됐던 그룹은 30%가 인지기능이 경도인지장애로 악화하고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됐던 그룹은 21%가 치매로 이어졌다.
심방세동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경도인지장애 발생률이 3.43 배, 치매 발생률 이 3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이 있는 남성은 없는 남성보다 경도인지장애 발생률이 73%, 치매 발생률이 60% 높았다.
심방세동이 나타난 여성은 남성보다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로의 이행이 빠를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 인종, 교육 수준, 체질량 지수(BMI), 흡연, 우울증,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부전,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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