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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경험’ 뭐길래…e-커머스가 UX 서비스에 올인하는 이유 [언박싱]
SGG닷컴이 지난해 말 고객들의 의견을 수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배송(쓱배송, 새벽배송, 1DAY배송 등) 구분 필터를 개편했다. 왼쪽이 개편 전, 오른쪽이 개편 후 화면.[SSG닷컴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IT업계에서나 들을 법한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라는 단어가 이제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들에게도 필수 용어가 됐다. 온라인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행동 패턴과 무의식적 욕구를 파악해 UX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충성 고객을 늘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SSG닷컴, UX리서치조직 운영…쿠팡, ‘UX전파’로 소비자 경험 개선
G마켓의 초개인화 기반 ‘가격비교’ 검색 서비스 [G마켓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e-커머스업체들은 최근 UX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UX란 사용자가 특정 시스템·제품·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할 때의 지각,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을 말한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출범한 UX 리서치 조직은 1년 반 동안 30건 이상의 리서치 과제를 진행하며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선했다. UX 리서처는 SSG닷컴 사용자들의 불편사항. 욕구, 이용행태 등을 찾고 있다. 이를 통해 발견한 고객 경험을 회사 내부 조직에 공유해 불편 사항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초 이마트몰 상품 유닛의 장바구니 담기 기능을 개선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장바구니 담기 버튼을 누를 때 수량 조절 버튼이 빠르게 닫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확인, 수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고 장바구니에 담은 개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UI·UX를 개선했다. 또 이벤트 페이지가 복잡하다는 고객의 의견을 수용해 5월부터 페이지 섹션을 이벤트 유형별로 구분했다.

쿠팡의 경우 디자이너들이 고객의 경험 전반을 디자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UX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UX Evangelism(전파)’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서비스 전반에 걸친 경험을 개선 중이다. UX 전파란 UX 가치와 테크닉 등을 팀 안팎에 전파해 더 많은 고객들의 경험을 개선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다. 쿠팡이 애플리케이션에서 할인쿠폰 적용 여부를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디자인을 바꾼 것이 대표적 성과다.

G마켓은 ‘초개인화’에 방점을 두고 UX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 개개인에 특화된 UX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고객이 최근 구입하거나 둘러봤던 상품, 검색 빈도, 상품 페이지별 체류 시간 등을 데이터로 만들고 이를 분석해 더 구매할 확률이 높은 상품을 앞에 노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품 검색 시 최저가 제품을 우선 정렬해 보여주는 초개인화 기반의 가격비교 서비스를 도입했다.

11번가는 고객의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위치에 ‘서비스 바로가기’ 영역을 만들어 11번가의 대표 서비스와 주요 기획전 등을 한눈에 살펴보고 관련 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 홈 화면에서 상품별 동영상. 라이브11 등 영상을 재생하도록 했다. 맞춤형 추천기술인 ‘iAM’을 통한 상품 추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iAM은 고객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 취향에 따라 상품과 브랜드, 할인딜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이용패턴…“UX 리서치 중요성 나날이 커져”
11번가가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에 ‘서비스 바로가기’ 영역을 운영하고 있다. [11번가 제공]

이처럼 e-커머스업계가 UX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그만큼 UX의 질과 소비자들의 유입, 구매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UX를 통해 이뤄지는 소비는 단순한 물질적 소비보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크다. 이를 통해 충성 고객을 늘리면 자연스레 매출도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G마켓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적용한 이후 ‘클릭효율(CTR)’이 20% 개선됐다. 클릭효율이란 특정 상품의 노출 빈도 대비 소비자의 클릭 수를 의미한다. 클릭효율이 1%라는 건 상품을 100번 노출했을 때 소비자가 그 상품을 1번 클릭한다는 뜻이다. 11번가도 6개월간 iAM을 시범 운영하는 동안 클릭수와 거래액이 직전 6개월에 비해 각각 125%, 89%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고 관련 IT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고객의 서비스 이용 패턴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장년층 고객이 대거 유입되는 등 고객층 또한 이전에 비해 훨씬 다양화·세분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량적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다양한 고객의 숨은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UX 리서치에 대한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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