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최근 집값이 단기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상존한다. 향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현 시장 상황을 일시적 반등 국면으로 본다. 각종 빅데이터를 활용해 주택시장을 분석하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현 시장을 “‘데드캣 바운스’ 장세”라고 진단했다.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잠깐 튀어 오른다’는 증시 격언에서 온 말로 현 주택시장이 대세하락기 일시적인 반등을 보이는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김 대표는 “‘주택구입부담지수’, ‘가구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각종 지표를 보면 집을 사서 감당할 사람들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면서 “추가 매수세가 따라올 수 없는 구조여서 주택 매물이 쌓이고 현 반등 장세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 하락기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 집 마련 시기를 몇 년 후로 미루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국내 경기 위축으로 주택 매수세가 악화될 수 있고, 금리 인상 우려도 여전하다. 주택 매수세에 힘을 보탰던 ‘특례보금자리론’이 곧 소진되고,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점 등은 집값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중국 부동산 위기 등 글로벌 경기침체 향방,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라 국내 주택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소장은 “미국 소비자 물가가 반등조짐을 보여 금리를 더 올릴 여지가 있다”면서 “미국과 우리 금리 격차가 더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더 이상 재테크 목적으로 빚으로 집을 사는 시기는 아니다”면서 “집을 산다면 실수요 차원에서만 접근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향후 지역별 차별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에서도 강남권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져도 외곽지역으로 확산되긴 어렵고, 지방에선 미분양 증가 지역이 늘어나는 등 지역별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고 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수도권 집값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상승세는 몇 달 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고, 구축, 신축, 분양 등 주택시장별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어도 가계대출 부담 증가 추이 등을 볼 때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어렵고, 지역별로 자별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 초부터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실거주의무’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되면서 자금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의 상급지 ‘갈아타기’ 현상이 늘었다”며 “지방에선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선 서울로, 서울에선 서울 인기지역으로 매수세가 움직이면서 오르는 지역은 더 오르고, 침체된 지역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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