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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천천히 좀 지으라니까” 민간아파트도 적정 공기 산정 의무화 추진 [부동산360]
‘착공 신고 시 공사기간 제출’ 주택법 개정안 발의
“부실공사 원인, 사업성 우선 고려한 공기 산정”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철근 누락, 누수, 균열 등 부실시공 및 하자 문제와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등의 주된 원인으로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이 지목되는 가운데, 그간 공공 발주 건설공사에 한정돼 있던 적정 공사기간 산정 의무가 민간 공동주택 건설 영역으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주택 공사기간 산정 관련 규정을 신설해 일정 기준을 넘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경우 사업주체가 해당 주택의 적정 공사기간을 산정해 착공 신고할 때 사업계획승인권자에게 제출하게끔 하는 게 골자다. 공사기간 산정의 적정성을 지방자치단체가 검토하도록 해 안전과 부실공사 예방을 위한 여유기간 등이 제대로 고려됐는지 확인하자는 취지다.

박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최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발견되면서 주택공사의 안전 확보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며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사업주체가 사업성 및 분양시기 등을 우선 고려해 주택 건설공사 기간을 산정해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어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건설기술진흥법에 건설공사의 적정 공사기간 산정 의무가 규정돼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공공 건설공사’에만 해당된다. 해당 법령은 공공 발주청은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공사기간 산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정 공사기간을 정하고 건설공사 입찰 공고 시 산정근거를 명시토록 하고 있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는 공사기간의 적정성을 별도의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하도록 되어있다.

이렇듯 적정 공사기간 산정 관련 법 규정이 공공 건설분야에 한정돼 운영되고 있는 만큼 민간 건설공사에도 이러한 의무를 지도록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민간 아파트 건설 현장에도 적정 공사기간에 맞춰 작업하도록 책임을 부과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주택법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주택법 개정안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기 위해 관련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적정 공사시간 산정 관련 규정이 민간 분야에는 없는 상태이지만 건설기술진흥법에 규정돼 있는 산정 기준 및 가이드라인을 민간이 참고해 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월 ‘적정공기 산정을 위한 작업일수 기준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주택법 개정안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지자체의 전문 인력 충원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공사기간 산정 적정성뿐 아니라 시공검사도 민간 감리업체에게만 맡기는 게 아니라 사업승인권자, 지자체가 하는 게 맞다”면서도 “관건은 지자체가 그러한 것들을 검토할 전문 인력이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축법 개정으로 부실시공을 막을 수 있도록 지자체에 지역건축안전센터를 만들도록 규정했지만 설치가 안 된 곳도 많고 구조기술사, 시공기술자 등이 제대로 배치가 안 돼 있는 곳도 많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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